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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에 집착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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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미소

엄마 세대에는 없던, 매일 바쁜 생활을 하던 그런 삶을 지켜보며 커 왔던 나는 워라밸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일과 삶의 밸런스라니.

일이 삶에 포함된 게 아니었나? 삶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일'은 당연히 하위 카테고리라고 여겼는데.

말장난 같지만, 요즘 젊은 직장인들을 보면 너무 똑똑해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퇴근하고 나서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기계발을 위한 운동이나 소모임은 기본이고, 연애는 물론 여행까지 알차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예쁘게, 바쁘게, 어렵게 산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최근 나이가 들면서 나의 생활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유난히 일을 할 때 120% 이상의 힘을 쏟아내는 사람으로서 퇴근 후의 삶이란 휴식이 전부다. 물론 체력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퇴근하면 밥을 먹고 누워있는다. 어쩌다가 금요일이라도 약속이 생기면 주말은 무조건 집에서 누워야 한다. 그래야 월요일부터 또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까.


'주말에 뭐 하셨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능한 게 '누워있었어요'라고 밖에 대답이 성립되지 않는 삶, 나의 삶은 그런 것이 되었다. 사실을 말했는데 집순이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나는 파워 E이다.


이런저런 요즘 사람들의 워라밸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매우 많다. 속으로 '일을 열심히 안 하니까, 덜 힘드니까 저런 게 가능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고, 세대차이인가 라는 생각도 했다. 꼰대의 선두주자 다운 발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워라밸에 집착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이게 그렇게 중요한가 라는 의문도 들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 나이대에,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자유롭게 찾아 행동하고 실천하고 즐기는 모습에 내가 시기를 느꼈을 수도 있다. 나의 삶은 그러지 못하니까 부러웠을 수도 있다. '그럼 하면 되지'라는 직언에 변명을 하자면, '지금이라도 워라밸을 위해 무언가를 배우거나 참여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시간이 부족하다'라는 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다. 이 모든 게 핑계 같은 핑계가 맞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워라밸은 다를 것이다. 저마다 적합하다고 느끼는 일과 삶의 비율이 있는 것처럼 무조건 적으로 일과 라이프의 밸런스를 동일하게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삶은 자연스럽게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것과 동시에 유일한 내 것이다. 유행을 따른답시고 무작정 따라 하거나 무리하는 것은 오히려 내가 누려야 할, 나만의 워라밸을 무너뜨리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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