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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지 마라

공감

by 글쟁이미소

사람들은 낮과 밤의 구분에 민감하지만, 어쩌면 내가 그 중요성을 더 깊이 느끼는 것 같다. 하루를 마감하고 모든 불이 꺼진 뒤, 내 몸이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시간, 바로 밤. 이 시간이 있어야만 마음과 몸이 재정비되어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준비가 된다.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서 밤에 제시간에 잠을 자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고 느낀다. 이는 단순히 피로를 푸는 것을 넘어 마음의 안정을 찾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규칙적인 수면과 숙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수면은 면역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강화하며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생각들 속에서 한두 가지 고민이나 스트레스받는 일이 떠오르면 나는 정말 잠들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잠귀가 밝은 편도 아니고 주변이 조용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잘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속 고민이 깊을 때는 그 조건조차 무의미해진다. 머릿속을 떠도는 수많은 생각이 나를 잠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보면 피로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다음 날은 자연스럽게 나른하고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 같아 다시 정상적인 리듬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숙면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스스로의 생각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이 참 답답하게 느껴진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이 바로 SNS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활발하게 게시물을 올리거나 활동하는 편은 아니지만 남들이 올린 게시물을 구경하는 것은 꽤 좋아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고 특히 너무나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멍멍이와 야옹이를 주로 많이 보는 편이다.


SNS 속 이야기들은 나를 생각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 준다. 그 순간만큼은 머릿속의 복잡한 고민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오늘도 이렇게 숙면을 포기하고 건강을 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또 밤을 새우고 충혈된 눈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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