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크리스마스와 신정을 집에 누워 보내며 하루 종일 SNS를 들여다봤다.
딱 한 시간 만에 느낀 점은 세 가지였다.
세상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커플도 참 많구나. 그리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참 많구나.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갔다.
나는 왜 이렇게 허무하게 살아왔을까? 지금도 왜 이런 삶을 살고 있을까?
나의 여유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리고 왜 이런 공허함 속에 머물러 있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운동해야지 하고 다짐한 게 도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공부해야지 하고 똑같은 목표를 세운 게 또 몇 번째일까.
스스로와의 약속을 수도 없이 되뇌었지만 매번 흐지부지되는 반복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의 모습이 싫고 의지박약한 내 마음도 싫다.
내가 진짜로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이고 왜 이렇게 실천이 어려운지.
어릴 땐 분명 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이것저것 계획도 세우며 열정을 쏟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현실적인 사람이 되고 난 뒤부터는 머릿속이 온통 돈이 많아야 좋지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꿈을 향해 달리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속물처럼 변해버린 지금의 내가 스스로도 안쓰럽게 느껴진다.
어쩌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크리스마스, 그리고 신정이라는 연휴를 맞이하며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어딘가에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이 날을 보내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나는 새해를 앞두고 차분히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까지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나.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무엇을 바꾸고 싶고,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 1일 연휴가 어쩌면 이런 사색을 위한 선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