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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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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미소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자 한다. 세상의 모든 생물은 욕심쟁이라고.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 확신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생물이, 아니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이란 존재는 본질적으로 욕심이 가득하다는 것을.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사람들은 이 모든 소유욕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물건을 가지려 애쓰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 하며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달린다. 이런 욕망은 때로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끝없는 갈증 속에 가두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욕망을 단순히 나쁘게만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욕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우리가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사랑도, 꿈도, 성장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그 욕망이 지나쳐 스스로를 갉아먹거나, 타인의 삶을 침범할 때 생긴다.


사람은 늘 '좀 더'를 갈망한다. 좀 더 나은 외모를 원하고, 좀 더 많은 급여를 바라며,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길 꿈꾼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줬으면 한다. 이런 갈망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때로는 만족을 모르는 마음 때문에 현재의 소중한 것들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욕망은 양날의 검이다. 그것이 우리를 빛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과도할 경우 어둠 속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욕망을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적당히 조율하고 통제하며 나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다.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그 본능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욕망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욕심을 내려놓기 힘든 걸까?’ 그리고 매번 깨닫는다. 남들이 원하는 그 모든 것을 나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나은 외모,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사랑—이 모든 욕망 속에서 나는 때때로 속물 같은 내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알게 된다.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진 본능이라는 것을. 나도, 당신도, 그리고 저 멀리 지나가는 사람들도 결국 다를 바 없는 욕심쟁이들이다.


어쩌면 중요한 건 욕심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일지도 모른다. 욕심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욕심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결심한다. 욕심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나만의 길을 찾는 법을 배우기로.


어느 코미디언의 유행어가 생각났다. 욕심쟁이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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