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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감을 느낀다

공감

by 글쟁이미소

요즘 나름의 글을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니 나에 대하여 성찰하게 되는 날이 많아진다. 그중 하나가 직업에 대한 것.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자부심도 있었고 칭찬도 받고 꽤 잘 해내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문득 깨닫는다.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뿐 결국 세상은 잘한다는 평가조차 인기와 관심으로 결정된다는 냉정한 현실 속에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 노력과 실력보다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이라니 이 깨달음은 나를 조금 허탈하게 만든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외모가 출중한 사람을 이길 수 없었다. 아무리 사교성이 좋아도 인기가 많은 사람 앞에서는 항상 뒤처지는 존재일 뿐이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것저것 정리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나에 대한 평판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남들에 대한 평판을 전해 듣는 일도 많아진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되고 나를 향한 평가를 들으면서는 묘한 감정이 드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적다고 생각하게 되고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짝사랑 같은 인간관계에 점점 지쳐간다.

내가 좋아한다고, 내가 열광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되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애써도 내 진심이 닿지 않는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때로는 견디기 힘들다. 반면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모든 영광과 관심을 누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걸 볼 때마다 공허함과 허탈함이 밀려온다. 어쩌면 이런 관계에서 애쓰는 나 자신이 더 외로운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쏟아부은 마음이 부질없게 느껴질 때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 혹시 나에게 맞지 않는 건 아닐까? 인간관계에서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 노력 없이 매력적일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들을 또다시 스스로에게 던지고 매년 같은 고민 속에서 맴도는 내 모습이 너무 싫다.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같은 문제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이 답답하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왜 이런 감정이 반복되는지조차 모르겠다. 내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세상이 너무 가혹해서인지. 어쩌면 이 모든 물음이 나를 바꿔야 한다는 신호일 텐데 그 변화마저 두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나 자신이 더 미워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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