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

백수초등학교

by 전상욱

담임선생님


전상욱


또각또각, 걸어오던 구두 멈추는 소리

시끌벅적한 교실이 갑자기 고요했지

출석부와 분필통 든 처녀 선생님

첫 수업에 기대 반 설렘 반

크고 선한 눈을 가진 아이들은

옥쟁반 구르는 목소리에 귀가 쫑긋

울퉁불퉁 신작로 돌멩이 같던 녀석들

모두가 하나같이 순한 양이 되었지

새 학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

한 해가 게 눈 감추듯 지나가 버렸네

평생 두고 꺼내보곤 하는 빛바랜 추억

참 어리고 오래된 선물꾸러미다

#전상욱 #시인 #파출소장 #소장 #경찰 #도봉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