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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rney Jul 20. 2024

고마운 매직블럭

그래서 너의 이름에 '매직'이란 이름이 붙는구나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책상을 사줬었다.

그랬는데 너무 일찍사준건지 일년만에 책상이 낙서장이 되어버렸다.


물론 책상은 화이트톤이라 아이에게는 그 책상이 스케치북 같이 느껴졌을 수도 있었겠다만은 해도해도 너무하게 색연필과 연필로만이 아닌 유성펜, 네임펜으로까지 낙서를 하고 거기다가 목공용풀이니 테이프니 스티커니 아주 다양한 재료들로 책상을 흐뭇하지 않게 꾸며놨다.

그랬더니 아예 이젠 자기 책상에서 무언갈 하지 않는다. 자신도 아나보다. 더이상 예쁜공간이 아니라는것을.


이 책상을 어떻게 한담.

아무리 책상을 정리해봐도 지저분해보이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고민해왔다.

이것저것 다 지울수있다는 매직블럭이란 존재를 떠올려 일전에 사뒀는데 일상이 바뻐 약간 뒤로 하고 있던 그 문제를 오늘 해내보겠다고 인터넷에 '책상 낙서 지우기'를 검색했다.


지우고자하는곳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매직블럭으로 지우면 된다는 간단한 방법을 읽고 곧바로 시행했다.

'설마 네임펜 흔적도 지우겠어?' 싶었는데 글쎄 네임펜이 수성펜이 되어버린듯 슥삭 지워져버렸다.


오 놀라운 매직블럭!

괜히 이름에 매직이 붙는게 아니구나라고 이름의 참뜻을 깨달았다.


슥슥 지워버리는 매직블럭 덕에 청소를 별로 달갑지 않아하는 아이도 따라와 자기도 하겠다며 함께 낙서를 지웠고, 장난감 장과 옷장 등 낙서가 되어있는부분을 찾아다니며 재미있게 지우기 시작했다. 아이가 즐거워하니 나도 군데군데 찾아다니며 아기였을때 아이가 했던 귀엽고도 숙제였던 흔적들을 열심히 지워댔다.


이게 왠 떡인지.

아이는 나에게 책상정리(책상 낙서 지우기)가 재미있었다며 쪽지를 건네주었다.

오늘 책상의 낙서지우기는 내 몫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기대도 안한 청소시간에 아이가 배우고 느낀점이 생겼다는게 뜻밖의 포인트였다.


사실 청소에대해 어떻게 가르쳐줘야할까 고민했었다.

나도 자신없는 청소지만 청소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싶은데 방법을 잘 몰랐다.

같이 하자해도 도망가기 일쑤였고, 하다가도 포기하는 녀석이여서 다 좋은데 이부분을 어떻게 알려줘야할지 여태 고민이였는데 낙서덕분에 (그리고 매직블럭덕분에) 깔끔한게 어떤 기분인지 알려줄수있었고 이참에 책상정리를 해버리고 책상을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몇개로 꾸며보겠다는 녀석의 말에 흐뭇해졌다.


배우고 느끼는 방법은 참 여러가지구나를 깨달았다.

예상하지 못한방식으로 아이가 책상을 깔끔하게 관리하고싶고 책상에 애정을 느끼는걸 보게되었으니 말이다.

다 매직블럭 덕이지만 묵혔던 나의 숙제가 해결되었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몇번이고 반복할테니 우리 책상을 애정하고 너의 공간을 애정해보자.


매직블럭이 매직했다.

청소도 아이의 책상관리 개념도 챙기는 매직.

책상 애정하기 숙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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