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피렌체는 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던 도시였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배경은 물론, 각종 매체에서 낭만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기도 했고. 지인들이 하나같이 손꼽는 유럽 인생도시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피렌체를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젤라또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 처음 아이스크림이 전해진 것은 10~13세기경 시칠리아를 점령한 아랍인에 의해서다.
이후 16세기경 피렌체에서 젤라또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메디치 가문에서 주최한 요리 경연에 젤라또의 효시를 선보인 것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진또배기 맛집도 많이 있을거라 믿고 피렌체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피렌체에서만 13곳의 젤라또 가게를 방문했는데 다행히 큰 수확이 있었다.
바로 내가 추구하는 인생 젤라또집을 찾은 것!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처럼 강력한,, super 이끌림이었다. 그 이후로도 숱한 젤라또를 먹어봤지만, 이 집만큼은 아니었다.
피렌체는 서울처럼 강이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다. 피렌체 대성당, 우피치 미술관 등 메이저 관광지들은 주로 강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명한 젤라또 가게도 그 부근에 위치해있다.
스브리노는 이와 반대로 강남쪽인 피티 궁전 근처에 있는 가게이다. 미켈란젤로 언덕이나 보볼리 정원 등 남쪽에 있는 관광지에 갈 때 꼭 들르길 추천하는 바이다.
+ 한 가지 여행 팁을 남기자면, 남쪽에 현지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조용하고 분위기있는 카페들이 많다. 피렌체 일정이 여유롭다면 아르노 강 남쪽에서 잔잔히 카페 투어하는 것도 추천한다.
- Via dei Serragli, 32r, 50124 Firenze FI
- 오후 1:00~오전 12:00
- 금액: 3유로
- 구글맵 평점: 4.8(1,769)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방문했다. 먹은 맛은 피스타치오, 딸기, 스트라챠텔라, 바나나초코칩, 로투스쿠키. 양도 되게 많이 준다.
퐁실퐁실 부드러운 텍스쳐인데, 먹어보면 찰기가 있고 엄청 녹진 꾸덕하다. 그렇게 차갑지도 않고, 입안에서 기분좋게 녹는 시원한 온도감이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스푼으로 한 입 퍼먹으면 쫄깃하게 늘어나 입안에 착 감기는데, 풍성하며 깔끔한 식감이 너무나도 좋았다. 신선한 우유를 쓰는게 느껴졌고..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다.
여기서 최애 맛은 스페퀼로스(로투스 쿠키)맛과 스트라챠텔라(우유 초코칩)맛이다. 개인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을때, 아그작아그작 과자 씹히는 재미를 좋아한다. (베라에서도 아몬드봉봉과 엄마는 외계인이 최애인 사람..)
로투스 쿠키맛과 스트라챠텔라 모두 미세한 입자감으로 쿠키 또는 초코칩이 들어가있어 황홀함의 극치를 자아냈다. 꾸덕한 크림과 아삭이는 과자 알갱이 조합 못 참지.
아 그리고 피스타치오도 난리나는 맛이다. 피스타치오 향이 엄청 진하고, 피스타치오 알갱이가 살짝 씹힌다. 피렌체에서 먹은 피스타치오맛 중 가장 맛있었다.
피렌체에 묵는 내내 매일 가지 못한게 후회되는 집이랄까.
글 쓰고 나니 이거 먹으러 피렌체 또 가고 싶다. 사장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영업해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