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도시 피렌체를 더욱 낭만있게 즐기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젤라또 컵을 손에 쥔 채, 웅장한 건축물을 둘러보며 걷거나 광장의 계단에 앉아 여유를 만끽하는 것. 입 안에 사르르 퍼지는 달콤한 행복을 누리다보면, 피로와 긴장감은 잠시 잊기 마련이다.
피렌체는 워낙 관광지다 보니 수 백개의 젤라또 가게 중에서도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는 곳들이 종종 있다. 도시의 아름다운 정취에 버금가는, 훌륭한 젤라또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①피렌체에서 맛보면 좋을 색다른 메뉴와 ②한국인의 최애 맛인 리조(쌀) 최강 맛집, ③특이한 맛이 많은 곳을 모아봤다.
- Via Ricasoli, 60/R, 50122 Firenze FI
- 오전 10:00 ~ 00:00
- 주문한 맛: 리코타 크림 젤라또 w. 레몬 그라니따
- 구글맵 평점: 4.5 (1,050)
시칠리아 출신의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다. 그래서 그런지 시칠리아 특유의 감성이 잘 느껴진다. 오렌지, 노랑빛의 컬러와 앤틱한 가구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젤라또는 묽고 잘 녹는, 부드러운 식감이다.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과일로 만든 소르베가 많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외국인들이 맛있게 먹으면서 극찬하길래 똑같은 것을 요청했다. 그건 바로 젤라또 꼰 그라니따. 그라니따 위에 젤라또를 한 스쿱 올려주는데 맛이 기가 막힌다. 레몬 그라니따에 리코타 크림 젤라또 를 푹 담가 먹는데, 이건 환상의 궁합.
메뉴판엔 없지만 달라고 요청해보시길. 맛의 신세계가 펼쳐질테니.
- Via Isola delle Stinche, 7r, 50122 Firenze FI
- 오전 8:00~오후 9:00 (화 휴무)
- 주문한 맛: 아포가토 6유로 (바닐라)
- 구글맵 평점: 4.5(4,447)
1929년에 문을 연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젤라또 가게다. 젤라또도 유명하지만, 이 곳의 시그니쳐는 단연 우물 아포가토.
인스타그래머블한 멋진 비주얼로 세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SNS에 올리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①카운터에서 결제하고,
②영수증을 바리스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젤라또와 아포가토를 받는 곳이 다르다. 카운터 기준으로 왼쪽이 젤라또, 오른쪽이 아포가토.
영수증을 바리스타에게 전달하면, 바로 샷을 내려 젤라또에 부워준다.
젤라또의 단 맛과 에스프레소의 쓴 맛이 아주 근사한 하모니를 이룬다.
- Via dei Neri, 9/11R, 50122 Firenze FI
- 오전 10:30 ~ 오전 12:00 (화 휴무)
- 주문한 맛: 리조/피스타치오/다크 초코
- 구글맵 평점: 4.7(5,463)
녹진하고 꾸덕한 젤라또를 찾는다면, 내 기준 여기가 *스브리노 다음으로 원탑에 버금간다.
*스브리노는 내 이탈리아 최애 젤라또 맛집이다
- 참고 게시물: https://brunch.co.kr/@jeourney/63
아는 젤라또 가게 사장님도, 이탈리아 현지인도 이 곳을 많이 추천하길래 기대를 머금고 갔다. 피스타치오와 다크 초코, 리조(쌀)를 골랐다.
여기서 단연 압도적이었던건 리조였다. 다른 곳에서 먹은 리조는 화한 향이 나거나, 바닐라 느낌이 강해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여기는 담백하고 고소한게 리조맛의 근본인 것 같달까. 구수한 곡식향이 은은하게 배서 '이거다-!'하며 먹었다.
- Via Pietrapiana, 60R, 50121 Firenze FI
- 오후 12:00 ~ 오후 8:00 (월 휴무)
- 주문한 맛: Il Procopio 맛, 레몬 바질 맛
- 구글맵 평점: 4.7 (828)
관광지와 좀 떨어져 있지만, 현지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던 맛집이다. 동네 아가들이 신나게 젤라또를 먹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판다.
Il Procopio와 레몬 바질맛을 주문했는데, 단연 최고는 Procopio맛. 가게 이름을 맛으로 내건 만큼 극강의 맛을 자랑한다. 무려 젤라또 페스티벌 우승작이라고 한다.
피스타치오, 아몬드, 오렌지가 들어간 크림인데 조합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마치 젤라또 교향곡을 입으로 맛보는 것 같달까.
첫 맛은 피스타치오로 고소하게 시작해서 시트러스 형제인 오렌지, 레몬 맛이 등장하고 그리고 끝에 치즈맛까지.. (아몬드가 고소한 치즈같이 느껴진달까)
- Via dei Tavolini, 19r, 50122 Firenze FI
- 오전 11:00 ~ 오후 11:00 (화 휴무)
- 주문한 맛: 꿀, 참깨를 곁들인 진한 우유맛, 피오렌티나 크림 맛, 두유 헤이즐넛맛, 커피맛
- 구글맵 평점: 4.6 (2,840)
이 곳은 1939년에 연 역사깊은 가게다. 알쓸신잡에 나온 티본 스테이크 맛집 근처에 있어 후식 먹을겸 들러도 좋을듯 싶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아 한국인을 위한 맛 설명도 있었다. 총 두 번 방문했는데, 단연 기억에 남았던 건 '꿀, 참깨를 곁들인 진한 우유맛'
사실 참깨 별로 안좋아하는데, 나조차 퐁당 빠지게 만들었다. 올리브유와 후추, 바닐라 아이스크림 조합이 유행했던 것처럼, 꿀+참깨+우유맛 조합도 조만간 뜨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리고 비건 옵션이 있다. 궁금해서 고른 ‘헤이즐넛 두유맛.’ 되게 독특하고 구수했다. 역시 견과류와 두유의 조합은 실패할리 없지. 일반 헤이즐넛맛 보다 두유를 넣어서 만든게 좀 더 풍미가 사는 느낌이랄까. 다만 식감은 가볍고 뭉텅뭉텅 끊기는 느낌이라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