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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줌마 Aug 06. 2018

엄마도 같이 자란다

아이들을 키우며 느끼는 것은
정말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내소 유물이 아닌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때론 안 따라주는 아이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다른 집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들 말 안 듣는 아이들로 인해 느는 것은 한숨이요 주름살이라 한다

그런데 이젠 조금 내려놓게 된다

주변을 보면서 과거를 되짚게 되고
안되는 것도 있다는 걸 점점 깨달아 간다

  


큰아이는

아직도 내가
미련이 남는 녀석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안달한다고
할 녀석이 아니란 걸 안 순간 내려놓았다

가끔 미련이 솟구칠 때

마찰이 생기지만

포기하는 쪽은

언제나 나다


둘째는

그냥 지켜보는 게 좋은 아이

크게 닦달하고 싶지도 않다

이 녀석과 부딪치는 건 주로 정리정돈이다

언제나 물건을

쌓아두는 녀석의 습관 때문에

소리를 지르게 된다



셋째 아들

요 녀석은 아직 모르겠다

요즘 조금 공부도 운동도 재미있어한다

친구들이 많아졌고
집보다 친구와 노는 것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막둥이

수학을 죽으라 싫어하는 막내

선생님 전화에 나쁜 엄마가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보고만 있어도 좋은 녀석이다

신랑 말대로
전자계산기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지만
혹여 아이들에게 놀림당하면 어쩌나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학원 뺑뺑이 돌리고 싶지는 않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나를 다독인다


아이 넷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며 자란다

넷이 때론 힘들고 버거울 때도 있다

하지만 내게 네 아이가 온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

만약 내가 하나나 둘을 키웠다면

아이도 나도 불행했을 것이다

여는 집처럼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강요하며
다그쳤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도 나도 상처 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다그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려놓게 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10년쯤 후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때 다들 자기 일을 하면서 살고 있을 아이들에게

나는 미안한 엄마일까

아님 너 참 잘했다 생각하게 되는 엄마일까

그때까지 난 아직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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