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긴장한 탓인지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어버려 눈을 뜨니 7시 15분이었다
서둘러 아이들을 깨워 등교시키고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린다
어제 퇴근 때 업체 측에서 부탁한 출근시간문제에 대한 답이 없어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9시쯤 넘어서일까 복지관 선생님의 전화
그대로 1시 출근하라 하신다
알겠다 대답은 했지만 걱정이 된다
직원들 식사시간과 겹치니 한 시간 늦게 출근하면 어떻겠냐는 부탁이셨는데 아이들 퇴근시간을 늦출 수 없으니 복지관에서도 난감했으리라
그래도 현장에서 부딪쳐야 하는 입장에서는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10시가 넘은 시간 다시 전화
2시 출근하라는 연락이었다
업체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러는 게 좋겠다는 말씀이었다
한시름 놓였다
일단 한고비는 넘긴 거 같았다
11시 20분쯤 세 번째 전화
다시 1시 출근
직원들 점심시간 동안 매장 정리와 손님께 인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좋은 생각 같았다
서로 합의점을 찾은 것 같았다
12시 20분
현장에 먼저 도착
머리를 정리하고 아이들 앞치마도 찾아두고 차분히 마음을 정리했다
12시 30분
네 번째 통화
복지관 선생님이 아까 직원분들과 만나셨을 때 2시로 약속하고 나왔는데 대표님과 의논하며 1시로 교육시간을 잡았으니 혹시 전달이 안되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셨다
또 한 번 철렁
잘 부탁드린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12시 50분
아이들을 만나서 복장을 점검하고 앞치마를 착용하게 한 후 매장으로 들어갔다
먼저 화장실에서 손을 씻게 한 후 어쩌나 고민하는데
어제는 보이시지 않았던 홀 직원분이 웃으며 다가오셨다
아이들이 너무 이쁘다며 아픈 아이들 같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네자 본인의 딸도 아쁜아이라 말씀하셨다
아 그래서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와 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렀다
첫 번째 할 일
신문 뭉쳐 유리창 닦기
홀 직원분이 시범을 보여 주시고 아이들은 그대로 잘 따라 하며 유리창 닦기를 끝냈다
다음 행주 두 개를 달라고 부탁드려 비어 있는 테이블을 닦게 했다
두 가지 일을 끝냈는데도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아까 그 직원분이 아이들을 부르셨다
손님들이 빵을 담아오고 나면 쟁반과 집게가 나오는데 그걸 닦고 정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곧 잘 따라 정리를 마쳤다
다음은 식빵을 자르고 포장하는 걸 지켜보게 도와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시부터 제빵 체험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아몬드 러스크 만들기
먼저 구워진 바게트부터 정리하고 빵틀 청소와 정리부터 끝냈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얇게 자른 바게트 빵 위에 저며진 아몬드와 시럽 같은 게 섞여있는 것을 빵에 펴 바르는 것이었다
너무 두꺼워도 안되고 골고루 바르는 게 포인트인 듯했다
수희는 빠르고 쉽게 일을 해나갔고 수연이는 힘들어하며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수희가 두 판을 채우는 동안 수연이는 한판을 채우는 것이었다
쉬는 시간 없이 2시간 20분 동안 반복된 일에 둘이 조금 지쳐했다
끈기 있게 같은 속도로 꾸준하게 일한 수연이와 처음 스피드와 정확도는 좋았을 나 뒤에 집중력이 흐려져서
자꾸 시계를 쳐다보며 힘들어하던 수희 그런 수희를 시계 보지 말라며 챙기던 수연이
둘이 같이 했기에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던 거 같다
일을 끝내고 손을 씻고 도와주신 제빵사 분들께 내일은 학교 체육대회라 오지 못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윌 요일에 뵙겠노라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다면서도 웃는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고마웠다
내일 체육대회 잘하고 선생님과는 월요일에 보자며 버스를 태워 보내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제는 쳐다만 보더니 오늘은 수희가 살짝 손을 흔들어 준다
아이들이 떠나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이렇게 2일 차 일과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