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시간이 있지만 1시 출근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특별한 일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게 된다
반복적으로 12시 20분 알람이 울면 집을 나선다
30분쯤 도착해서 머리에 핀을 꽂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45분이 되면 체험처 앞에서 아이들이 오는 방향을 보며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오늘은 아이들 표정이 어떤가 살피는데 수희 표정이 오늘도 밝지 않다
그래도 수연이가 밝게 웃으며 내려주니 한편으론 안심이다
차에 가방을 두고 앞치마를 하고 같이 매장으로 들어선다
오늘은 아직 식사를 가지 못하셨는지 제빵사 분들도 대표님도 다 함께 계신다
인사를 하고 계산하는 손님들이 빠지기를 한쪽에서 기다린다
마늘빵 쟁반을 청소하시는 제빵사님께 두고 식사 가시면 한번 해봤던 일이니 아이들이 해놓겠다고 말씀드리니 알겠다 하신다
손님이 나가시고 주방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한다
저번에 수희가 했던 일인데 수희가 오늘 기분이 다운인 거 같아 슬쩍 수연이는 안 해봤던 일이니까 수연이가 해볼까 하니 순순히 장갑을 끼고 일을 시작한다
조금 방법을 알려주니 일을 끝내고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
수연이를 살피는 동안 수희는 대표님의 설명으로 아몬드 러스크 만들기를 시작했다
한번 해봤던 일이라 잠깐 수희를 체크하고 다시 설거지 중인 수연이에게로 왔다
마무리 한 쟁반은 한쪽으로 세워 잘 정리해두고 구워진 바게트 빵을 7개씩 모으고 틀을 닦아 정리하는 일을 수연이가 시작했다
수희는 기분 탓인지 일에 잘 집중 못하고 자꾸 두리번거리고 있어서 다시 수희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 주었다
수연이도 바게트 정리를 마치고 아몬드 러스크 만들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할 때 속도나 정확도가 수희가 월등히 뛰어났었는데 오늘은 반대였다
수연이는 반복의 힘으로 일을 완벽히 이해한 거 같았다
속도도 정확도도 수연이 쪽이 월등했다
중간에 두 번 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지며 수희가 두 판을 완성할 때 수연이는 다른 두 가지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판하고도 반을 더 끝냈다
아이가 바뀐듯한 느낌이었다
시간도 꽉 채울 때까지 일을 하고 내일 뵙겠다고 인사를 하고 나서는데 그제야 웃음을 살짝 보이는 수희
이유를 물으니 그냥 피곤해서요 한다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보내고 돌아오며 머리가 복잡하다
쌍둥이고 언니인 수연이가 낯을 많이 가리고 조심성이 많다고 들었었다
그런 수연이를 이끌어 주는 것이 수희라 했었다
그런데 어제오늘은 둘이 성격이 완전히 바뀐 거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둘이 같이 다운되지 않음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