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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줌마 Oct 24. 2019

직무지도 5일 차  

일주일을 보내며

오늘도 변함없이 20분쯤 도착했다

잠시 차 안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 이른 시간 매장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오늘따라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그래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람이다

아이들이 도착하고 여전히 수희는 다운이다

오늘 하루 잘 넘어가야 할 텐데...

손을  씻고 주방으로

오늘은 아몬드 쿠키 만들기가 첫 번째 일

쵸코쿠키랑 방법은 같다며 시범을 보여주신다

첫날 쵸코쿠키보다 배는 되어 보이는 반죽

먼저 수연이가 저번처럼  g을 재고 수희가 둥글게 빚는다

세 덩이 중 두 덩이를 수연이가 하고 한 덩이를 수희에게 g을 달게 하고 수연이가 둥글게 빚게 했다

수희 표정이 밝아졌다

생각보다 12g 맞추는 게 쉽지 않은지 반죽을 뗐다 붙였다 한다

둥글게 빚기가 끝나고 아몬드 얇게 잘려있는 것을 펼쳐두고 빚어놓은 반죽을 살짝 눌러주니 쿠키 모양이 나온다

역시 속도는 수희가 빠르고 수연이는 더디지만 정확도가 뛰어나다

나도 손을 씻고 수희가 너무 눌러 버린 쿠키를 수정해 주었다

1시간 20분가량의 작업이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그런데 잠시 일 줄 일았던 휴식이 15분을 넘어가자 내 마음이 불편해졌다

행주라도 빨아서 홀 테이블이라도 닦아야 하나 다시 들어오라 그러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살짝 제빵사님께 물었더니 잠시만 더 기다리라 했다

실장님께 물어보겠다며..

다시 7분이 흘렀다

안 되겠다 싶어 아이들을 세워 행주를 빨게 했다

홀 테이블 정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유산지를 내려놓으시며 물기 제거를 하라 하신다

둘이 사이좋게 물기 제거를 하고 나니 대표님이 들어오신다

둘을 부르시더니 장 봐온 식자재 나르는 일을 도와달라 하신다

재료들을 냉장고로 옮기고 행주를 들고 홀 테이블 정리를 했다

그러고 나니 냉장고나 주방 기기 들에 밀가루 묻은 것을 닦아 달라고 하셔서 닦아냈다

그사이 크로와상과 다른 빵의 반죽들을 들고 오셔서 틀에 넣는 방법과 쟁반에 놓는 방법 등을 설명해 주시고 하게 하셨다

곧잘 따라 했다

아이들이 일을 하는 도안 쟁반들이 한쪽에 놓였다

틀에 반죽 넣는 일이 끝나자 행주로 쟁반 닦는 일이 주어졌다

수희가 먼저 닦고 수연이가 한번 더 닦아 한쪽으로 모아두면 되었다

그사이 제빵사님은 도마처럼 나무로 되어 있는 조리대를 닦고 계셨다

아이들에게 그 위를 닦아 마무리하게 하셨다

그러고 나니 아이들이 만든 쿠키가 구워져 식혀지고 있었다

다섯 판으로 되어있는 쿠키를 쟁반 하나 모아야 했다

자기들이 만든 것이니 신기해하며 한 곳에 잘 모아 정리했다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 시간은 조금 남아 있었다

뭘 해야 하나 두리번거리는데 식자재 냉장창고 안을 닦고 정리해달라고 하셨다

선반이며 보관 통에 묻은 밀가루 등을 닦고 정리하며 애들은 안에 있던 재료들을 신기해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냉장창고 청소를 끝내고 주방에 서니 20분 남아있는 시간이 야속했다

주방 선반 날려있는 밀가루도 닦고 일거리를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더 이상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오늘 그만 들어가셔도 될 거 같아요

10분 전 들려온 제빵사님의 말

오늘 일이 거의 끝나서 할 게 없어요

너무 감사했다

10분을 어찌 보내야 하나 막막했는데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기온도 떨어지고 바람도 더 세졌다

아이들 긴팔을 챙겨 입으라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금방 버스가 와서 내일 보자 짧은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다

열흘 중 딱 절반이 지나갔다

대충 눈치껏 해야 할 일도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적응도 되어 가지만 중간중간할 일이 없어 두리번거리게 될 때가 제일 난처하다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아이들이 더 많은 경험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직무지도원의 역할이 중요함도 깨닫게 된다

단순히 일을 하는 것만 지켜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업체 측과 아이들 사이에서 조절을 잘해야 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내일도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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