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rad Jul 22. 2019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꼰대'인 것은 아닙니다.

'꼰대'에 관한 오해와 진실

주 52시간, 직장인 괴롭힘 방지법 등 근로자들의 합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법안들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잘 살아보세'와 같은 새마을 운동의 구호와 같이 개인의 삶은 희생하더라도 다 같이 고생해서 성과를 내어보자라는 구호는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과 직장인의 행복을 논하는 것은 이 시대의 숙명과도 같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직장문화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분명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 가운에서 우리가 한 가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꼰대'에 관한 것입니다.


'꼰대'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나이가 많은 혹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비하할 때 꼰대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일반화하여 이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을 '꼰대질'이라고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권위를 가진 자가 혹은 가져야 할 사람이 제대로 된 권위를 행사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들을 꼰대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권위는 무엇일까요?

표준 국어대사전에서는 권위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1.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2.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권위자로서의 설득력을 먼저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전까지는 섣불리 누군가에게 멘토 혹은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꼰대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는 이유는 바로 '권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권위자로서의 말의 힘 혹은 설득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권위의 정의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은 리더의 '솔선수범' 그리고 '신뢰'에서 나옵니다.

나도 하지 않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위선'입니다. 그것으로는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물론 강제는 할 수 있겠지만 강제하는 순간 '권위'를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진정 타인을 변화시키기 원한다면 나부터 변해야 합니다. 밥먹듯이 지각하는 리더가 팀원들의 지각에 대해서 지적하기 어렵습니다. 리더가 솔선수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무지시가 원칙과 기준이 아닌 개인의 감정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면 팀원들은 어느 순간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리더의 지시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업무를 받아쓰기 수준에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관성이 없으면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리더로서의 권위를 잃게 만듭니다. 그러면 꼰대가 됩니다.


두 번째,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은 '직무 전문성'과 '도덕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상대를 압도할 만한 뛰어난 지식과 스킬을 보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도덕성이 이를 뒤따라야 합니다. 포지션에 의한 권위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어렵습니다. 강제할 수는 있어도 따르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직급과 직책으로 누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리더십을 연구하는 존 프렌치(John French)와 버트램 레이븐(Bertram Raven)은 권력의 근거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직위 권력(Position Power)  
 - 합법성 : 지위 혹은 직책 등의 자리에서 오는 힘   
 - 보상력 : 보상 및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힘  
 - 강압력 : 처벌을 가할 수 있는 권위에서 나오는 힘

2. 개인의 매력(Personal Power)   
 - 전문성 : 전문지식, 정보, 기술 등에서 나오는 힘  
 - 준거력 : 닮고 싶은 개인적 매력에서 나오는 힘

이전에는 주로 지위나 직책 그리고 보상 또는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힘에 의한 권위가 주요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의 매력에 의한 권위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퍼스널 파워는 자리 혹은 지위를 잃어도 그 영향력이 지속됩니다. 그러나 포지션 파워는 자리를 잃는 순간 그 힘도 함께 잃어버립니다.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꼰대 짓을 하고도 꼰대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이유는 본인의 힘의 근원이 직위 권력이 아닌 개인적인 매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상대에게 필요한 조언을 한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은 포지션 파워를 가지고 상대를 찍어 눌렀을지도 모릅니다. 상대는 나의 뜻에 동의하지는 않아도 나의 포지션에는 동의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꼰대입니다. 그래서 리더가 꼰대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포지션 파워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두 가지 힘은 모두 도덕성을 근간으로 해야 합니다. 포지션 파워든 퍼스널 파워든 비도덕적인 업무지시를 하는 순간 리더는 리더로서의 자격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권위도 함께 사라집니다.


내 마음도 몰라준다고 불평할 필요 없습니다.

나의 권위부터 찾아야 합니다.


나와 다르다고 꼰대인 것은 아닙니다.

꼰대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상대의 권위를 존중하고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감히 제언드리자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과 '경청'입니다.

공감과 수용은 다릅니다. 상대의 것을 반드시 수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와 내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공감입니다.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들어야 합니다.

듣지 않고 공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시대의 변화에 제각기 책임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비록 서로가 바라고 원하는 변화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는 모두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언젠가는 '꼰대'라는 조롱 섞인 단어도 차츰 잊혀져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3년만 기다려보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