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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emy Cho Jan 29. 2016

최택 9단 VS. 구글 딥마인드

Google Deepmind와 인공지능

어제 Nature 지의 커버스토리에 Google의 인공지능(AI) 개발팀 Deepmind에서 개발한 'Alpha Go'라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롭게도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세돌 9단과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오늘 3월 대결을 펼친다고 합니다. 

Nature 지의 커버스토리

최근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일본에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내는 Pepper라는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고, 컴퓨터가 대학 입학 능력시험을 쳐서 수험생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얻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은 논리 연산에는 굉장히 강하지만 직관적인 분석에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논리적인 연산의 예로는 계산기처럼 간단한 수리 연산, 컴퓨터에서 정해진 입력에 따라 결과를 도출해 내거나 인터넷 상에서 검색을 하는 것, 더 크게는 슈퍼컴퓨터에서 수행하는 복잡한 과학적인 연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논리 연산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이지만 의외로 직관적인 분석에는 취약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 애플, BMW 등 글로벌 업체들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무인 자동차를 들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지만 인공지능에게는 도로 위의 검은 물체가 개인지 고양이인지, 아니면 그냥 비닐봉지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핸들과 페달도 없애버린 구글의 무인자동차

논리 연산의 끝판왕에 도전한다

1997년. 인공지능의 논리 연산은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IBM에서 개발한 Deep Blue라는 슈퍼컴퓨터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받는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 가리 가스파로프를 꺾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2011년에는 IBM의 Watson이라는 컴퓨터가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쇼에서 역대 최고의 퀴즈 챔피언을 꺾고 우승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 AI 기술이 논리 연산의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인 바둑에 도전장을 내던진  것입니다. 

바둑을 논리 연산 최후의 보루라고 일컫는 데는 그 경우의 수가 체스에 비해서도 훨씬 더 복잡해서 거의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너무 엄청난 숫자라 예를 들어도 도저히 감이 안 오지만 체스에 비해 10의 100 제곱 배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며,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숫자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컴퓨터라고 해도 그 경우의 수를 끝까지 다 계산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끝까지 다 계산하려면 슈퍼컴퓨터로도 수억 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Google의 Alpha Go는 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계산하지 않습니다. Nature지의 해당 영상에 따르면 Alpha Go는 'Policy Neural Network'와 'Value Neural Network'라는 두 개의 가치 판단 도구를 구분해 두고 인간의 판단 과정을 유사하게 모방을 합니다. 매번  바둑돌을 둘 때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끝까지 다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Policy Network를 통해서 가장 승률이 높을 만한  그다음 돌의 위치를 상당량 추려내고, Value Network를 활용해 꼭 필요한 단계까지만 미래의 수를 내다보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프로그램이 Machine Learning을 통해 점점 진화한다는 점입니다. Alpha Go는 이미 3000만 회에 달하는 프로기사의 대국을 이미 학습하였으며, 지금도 하루에 수만 번씩 대국을 치르면서 스스로 알고리즘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Deepmind가 사용한 Monte-Carlo 시뮬레이션

Machine Learning은 현재 제가 종사하고 있는 Online Marketing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마케터가 본인의 전문성과 약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마케팅 매체를 결정하고, 타겟팅을 조율하며 거기에 필요한 예산을 분배했습니다. 그리고 성과를 봐가며 예산을 조절하거나 입찰단가를 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Machine Learning 기술 덕분에 마케터가 아닌 시스템이 스스로 타게팅을 하고, 입찰단가를 설정하여 광고를 집행하고, 데이터를 쌓아가며 스스로 점점 더 최적화된 광고를 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놀랍지만 지금 이 순간 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최택 9단, 아니 이세돌 9단이 이겨주길 바라며.

저 역시 업계 종사자로 AI와 Machine Learning이 보여준 현재와 그 미래를 기대합니다만 한동안 우리를 흐뭇하게 했던 최택 때문인지, 아니면 어렸을 적 배웠던 바둑에 대한 애잔함이 남아서인지 이번만큼은 이세돌 9단이 이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뭔가 '인간의 승리'라는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나 봤을 법한 헤드라인이 포털사이트의 한 자리를 차지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간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 3월의 봄날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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