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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Sep 13. 2018

당일치기 제주도 한라산 등반기(영실 - 어리목)

얼마 전에 당일치기로 제주도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적, 육체적인 회복이 필요했습니다. ^^ 마침 당일치기로 한라산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잠깐 일을 미루더라도 조용히 산에 오르고 나면 모든 것이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과감하게 다녀왔습니다.(저의 상담을 기다리고 계신 수 많은 고객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일에 치여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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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 9월 초중순 오전 6시 15분 제주도발 비행기 - 당일 오후 9시경에 김포 공항 도착

코스 : 한라산 영실 탐방로 코스로 올라서 어리목 탐방로 코스로 하산(남벽분기점까지 갔다가 옴.)

교통 : 렌트카(2만원 전후) + 택시비(2만원 : 어리목에서 다시 영실 탐방로까지 가기 위해서 이용)

식사 : 아침 - 김밥, 점심 - 산행 중 각종 스낵류, 저녁 - 칠돈가에서 돼지고기와 김치찌개

복장 : 간편한 긴바지와 반팔 셔츠 그리고 얇은 후드티와 바람막이 + 5만원 상당의 등산화

비행기(김포 - 제주) : 제주항공 왕복 55,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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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초중순 오전 6시 15분

비행기로 제주도로 출발을 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씻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비행기가 거의 만석인 것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오전 9시 25분 - 영실 휴게소

영실탐방로에서 출발. 출발 전 필요한 물건은 영실탐방로 매점에서 살 수 있습니다. 물건들의 가격이 조금씩 비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시내에서 물과 초코바 몇 개와 빵 몇 개를 미리 사가지고 왔기 때문에 매점을 직접 이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당일 한라산 오르기 코스는 영실탐방로를 출발해서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 전망대까지 갔다가 다시 윗세오름으로 내려와서 어리목 탐방로로 내려오는 것 입니다.




오전 9시 37분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영실 탐방로의 출발 지점은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높은 나무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데크로 잘 포장되어서 아주 힘들지는 않습니다.




오전 9시 56분 - 병풍 바위 근처

영실 탐방로 초입의 높은 나무들이 있는 일반적인 등산 코스를 벗어나면, 이렇게 넓게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은 영실 코스에서 가장 가파른 곳 중에 하나 입니다. 


데크로 계단을 잘 만들어 놓았지만 경사가 있습니다. 저의 기준으로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쉬엄 쉬엄 뒤도 내려다 보고, 멀리 보면서 오르면 금방 오를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 17분 - 아마도 영실기암 근처

영실 탐방로에서 가장 가파른 계단이 있는 병풍 바위 구간을 통과해서 뒤를 돌아보면 굉장히 멋진 한라산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 보면 서귀포도 잘 보입니다. 



오전 10시 36분

잠깐 쉬기 좋은 데크에서 휴식을 하면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봅니다.




오전 10시 45분

나무 데크는 사라지고 잠시 큰 돌들로 구성된 길도 걷게 됩니다. 그 뒤에는 누군가 잘 꾸며놓은 정원길을 걷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아기자기한 길도 걷게 됩니다.



오전 10시 51분

좀 전까지 땀이 나던 날씨는 어디가고 갑작스럽게 서늘하고 바람이 부는 날씨가 저를 맞이합니다. 자연스럽게 긴 옷도 꺼내입고, 바람막이도 꺼내서 입었습니다.




오전 10시 58분

내가 처음 오르기 시작했던 산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같은 산임에도 높이에 따라서 다양하게 날씨가 변했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안개인지 비구름인지 모를 것을 통과하면서 걷게 되었습니다.




오전 11시 03분 - 노루샘

날씨가 오락 가락 하는 와중에 노루가 와서 먹는다는 노루샘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새벽에 오른다면 노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이 들 정도로 한라산은 정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오전 11시 09분 - 윗세오름

드디어 1차 목적지인 윗세오름에 도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천천히 걸었고, 중간 중간 쉬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 통화도 몇 통 했음에도, 너무 빨리 오른 것 같습니다. 


걷는 모든 과정과 풍경이 좋고 만족스러웠지만 살짝 허무했습니다.




오후 12시 05분 - 방애오름샘 근처

너무 빨리 윗세오름에 오른 것 같아서 그냥 허무하게 내려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휴식 후에 남벽분기점 전망대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남벽을 볼 수 있었지만 날씨 탓에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 12시 16분

윗세오름에서 출발한지 30여분이 지나서 남벽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굳이 욕심을 내고 싶지 않은 분이라면 윗세오름에서 하산을 하고 난 후에 제주도의 다른 풍경들을 보는데 시간을 쓰셔도 좋을 듯 합니다.




오후 12시 44분 - 방애오름샘 근처

남벽분기점 전망대에서 5분 정도 쉬고 다시 윗세오름 안내소로 향했습니다. 갈 때 와는 달리 날씨가 좋아서 좀 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산들처럼 위협적이고 영험해 보였습니다.




오후 1시 27분

윗세오름에 도착 후 15분 정도 휴식을 다시 취하고, 어리목 코스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영실탐방로와 달리 좀 더 완만한 코스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길이는 영실 코스에 비해서 1km가 더 길었습니다. 또한 돌로 된 길이 더 많았습니다.




오후 1시 52분 

내려오는 길은 나무 데크보다는 돌 길이 더 많았습니다. 웬만하면 일반 운동화보다는 등산화를 신을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후 3시 03분

드디어 어리목 탐방로의 주차장까지 잘 내려왔습니다. 남벽분기점 전망대까지 갔다 오는 바람에 내려오는 길이 좀 힘들어습니다. 하지만 역시 당일치기 한라산 오르기를 하기를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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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일치기로 한라산을 처음 가는 분을 위해서 몇 가지 저의 의견을 적습니다.


1. 일단 교통은 렌트카를 이용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렌트카 업체들이 8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늦은 감이 있어보이지만 사실 제주도 공항에 도착하면 7시 30분 전후가 됩니다. 그래서 제주도 공항에서 이것 저것 하다보면 금방 8시가 되니 렌트카를 이용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제주공항에서 한라산까지 버스로 이동한다면 거의 60~90분 정도가 소요되며, 택시를 탄다면 편도 3만원 정도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2. 렌트카를 이용하면서 저처럼 오르는 코스와 내려오는 코스가 다른 경우에는 처음에 주차한 곳까지 가야합니다. 어리목 코스에서 영실 코스 주차장까지 가는데 택시 기사들이 2만원을 요구합니다.(근처에 제주도 택시는 미터기를 이용한다고 적혀있지만 다 의미없습니다. 그냥 2만원 입니다.)


어리목 주차장에서 영실 주차장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합니다. 1시간에 1대 정도이며, 영실 매표소에서 내린 후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40분을 또 등반해야 합니다. 만약 이것이 싫다면 7천원을 내고 영실 매표소에서 영실 주차장까지 또 택시를 타야 합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경우라면 그냥 하산 후 택시로 렌트카까지 이동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3. 영실 코스의 경우에는 영실매표소와 영실휴게소까지 40분이나 걸립니다. 등산은 영실휴게소에서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하시든간에 영실휴게소까지 가신 후에 내리셔야 합니다. 잘 모르고 영실매표소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등산도 하기 전에 40분간 차도를 따라서 등산을 하면서 흥미와 체력 모두 잃을 수 있습니다. ^^


4. 어리목 코스의 경우에는 돌로 된 구간이 많이 있습니다. 꼭 등산화를 가져가라고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웬만하면 등산화를 신고 갈 것을 권해드립니다. 적어도 신발 바닥이 두꺼운 것을 신고 가는 것이 덜 고생을 하실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실코스도 많은 구간이 나무 데크로 잘 되어있지만 중간 중간 돌로 된 코스가 있긴 합니다.(저는 인터넷으로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칸투칸"이라는 업체의 5만원짜리 등산화를 급하게 사서 갔습니다.)


5. 등산을 처음 하시는 여성 분이라도 제가 볼 때에는 윗세오름까지 충분히 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까지 가는 것은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처럼 새벽에 제주도에 가서 당일치기로 등산할 분이라면 그냥 윗세오름까지 등산을 하면서 오전 시간을 쓰시고, 오후는 제주도의 다른 풍경을 보면서 다른 경험을 해 보실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남벽분기점까지 코스도 만만치 않고, 누적된 체력 소비로 하산 때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산 후에는 거의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저녁 먹고 그냥 돌아오셔야 할 것 입니다. ^^


6. 한라산은 높이 마다 날씨가 제각각 입니다. 출발 전 제주도 날씨가 따뜻하다고 해서 가볍게 입고 가서는 안 됩니다. 옷 하나 더 챙긴다고 가방이 무거워 지는 것이 아니니, 극성맞다라는 생각으로 여러 옷들을 상황에 따라서 겹겹이 입을 수 있도록 챙겨가셨으면 합니다. 


7. 저는 한라산 당일치기 등반을 정말 강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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