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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Feb 08. 2019

아이와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나요?

여러분은 자녀들과 돈과 재산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나 하고 계신가요?



굳이 부모가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지를 말 할 필요는 없습니다.(물론 자녀들은 말 안해도 다 알고 있습니다. ^^) 하지만 적어도 어떻게 해서 재산을 모았는지 아니면 어떤 실수(?)와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서 재산을 많이 모으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종종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어른이건 아이건 돈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돈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돈을 어떻게 벌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돈이 주는 가치나 도덕적인 부분을 포함한 돈을 버는 방식 등에 대한 것을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가정과 학교 뿐입니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돈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전혀 없습니다. 우선 그런 것을 가르치는 과목 자체가 없습니다. 조금 생각이 다른 교사가 돈에 대해서 이것 저것 가르친다면 아마도 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물질만능적인 것을 가르친다거나 입시와는 상관없는 쓸데없는 것을 가르친다며 욕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하면 돈에 대해서 가르칠 곳은 남은 한 곳, 가정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정에서 조차 아이들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는 새뱃돈이나 용돈을 받으면 모아야 한다면서 은행을 데려가서 입금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조금 더 자본주의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싶은 부모라면 심부름을 하면 얼마를 주고, 구두를 닦으면 얼마를 주는 등의 규칙을 정해서 돈이란 쉽게 벌 수 없는 것이고, 노동의 대가로 돈이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간접적으로 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만을 강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대학에 가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전공한다고 해서 "돈"에 대해서 올바른 가치관이 생기고, 똑같은 돈을 벌지만 남들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갖게 되는 능력을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서 돈에 대해서 배워야 할까요? 그리고 부모들은 자녀와 어떤 이야기를 하면서 "돈"에 대해서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함과 동시에 남들보다 더 재테크를 잘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고, 저 또한 아직 대단한 정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을 가르쳐 줘야겠다는 생각들은 어느 정도 정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돈"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돈이라는 것은 잘 쓰면 당연히 나도 행복해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함께 여행을 가거나 선물을 사 줄 수 있는 것은 "돈"이라는 것을 지불하기 때문이고, 이런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빠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돈이라는 것은 정말로 중요한 것이고 소중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앞으로는 돈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부족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 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같은 시간 동안 일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벌 수 있는 돈의 양이 다르다는 것도 반드시 가르쳐줄 생각입니다. 그런 결과는 단순히 어떤 회사에 취업을 했느냐에 따른 운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거의 15~20년에 가까운 시간을 어떤 목표를 갖고 얼마나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라는 것도 조금씩 알려줘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공부에 모든 것을 바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게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저는 부모님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던, 관심 조차 없었던 이야기를 참 많이 듣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어떻게 일을 해서 돈을 버셨는지, IMF 때에는 어떤 마음으로 힘들게 살아오셨는지,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을 결국은 어떤 식으로 저희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싶어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부모님이 물려 주신 것들을 부모님은 저와 동생 그리고 저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썼으면 좋겠는지 등에 대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물려받을 것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거나 물려받을 것이 없어서 원망스럽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물려 받을 것이 있다면 그런 것들이 부모님의 어떤 노력으로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알기 때문에 더욱 가치있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듯이 저의 아이들 또한 같은 고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저는 더욱 더 큰 부모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잘못된 판단으로 돈을 잃어본 이야기에 대해서는, 저도 단 돈 만원이라도 모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야속한 일이라는 것을 아는 나이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당시 안타까움과 가슴아픔을 함께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굉장히 고마운 조언으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어떤 집안의 가풍이 있듯이 어떤 집안의 돈에 대한 역사도 있기 나름입니다. 재산이 계속 늘어나는 집도 있을 것이고, 어렵게 살다가 형제 중 누군가 성공을 해서 온 집안 가족들이 경제적인 여유를 찾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걱정이 없던 가족들 중 누군가의 실수로 전체 가족들의 삶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집안도 있을 것입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부모와 자식 사이가 아니면 나눌 수 없습니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단순히 "나는 부모를 잘 만나서 여유로워." 아니면 "나는 도움 받을 부모님이 없어."라는 식으로 흐르거나 그냥 "우리 아빠는 사업을 하셔서 돈을 많이 버셨어."라는 식으로 결론 밖에는 남지 않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산을 불려가는 "테크닉"은 변하기 나름입니다. 그래서 그런 테크닉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을 아이들과 공유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철학과 가치관은 분명히 세상을 살아오면서 제 스스로가 쌓아온 것이 대부분이지만 뒤늦게나마 제가 저의 부모님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변하듯이, 저의 아이들도 돈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에 저의 아버지 또는 저와 제 와이프의 영향을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래야지만 제가 어렵게 물려줄 것들이 올바르게 저의 생각대로 아이들을 통해서 쓰여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도 돈에 대해서 과연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가르쳐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노력이라도 해서 누군가가 저의 아이들에게 돈에 대한 잘못된 철학과 가치관을 갖게 하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설날에 그냥 절을 몇 번 하는 것만으로 생기는 돈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잘 설명을 못한 마음에 고민을 하다가 몇 자 적어봅니다. 세월이 지나 저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제가 쓴 이 글을 읽고 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길 빌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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