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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May 20. 2019

3기 신도시 발표와 새절역

국토부에서 3기 신도시 발표를 한지가 벌써 열흘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 동안에 수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의 전망을 내놓기도 하고, 3기 신도시 때문에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파주와 일산 주민들은 대규모 집회도 했습니다.

< 캡쳐 : 동아일보 >

이렇게 신도시를 발표하는 이유는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함이라고들 합니다.

1989년에 정부가 1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을 때에도 목적은 폭등하는 집값과 주택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시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분당, 일산 뿐만 아니라 평촌, 산본, 중동까지 총 5개의 도시가 1기 신도시로 개발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과연 서울의 집값이 잡혔나요? 물론 주택난은 조금이라도 해결이 되었을 겁니다. 아무래도 집을 물리적으로 더 지었으니 당연히 살 수 있는 집들이 수적으로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몇몇 도시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지금은 그 지역에 아파트 한 채라도 있으면 부자라고 주위 사람들이 생각할 정도로 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결국 2003년에 다시 한번 큰 발표가 있습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막겠다며 또 다시 판교, 위례, 광교, 동탄과 함께 아산, 대전 도안신도시 등 충청권까지 포함한 2기 신도시를 발표합니다.

역시나 서울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막겠다는 목표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현재 서울의 집값은 그 당시와 비교를 했을 때 당연히 올랐습니다. 심지어 당시 지어진 2기 신도시인 판교, 광교, 동탄 등의 아파트 가격 또한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결국 신도시의 목적은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지만 잡힌 집값은 없고, 오른 집들은 엄청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도시인 동탄, 광교가 그렇게 올랐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서울의 아파트가 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것이라면 신도시를 통해서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을지도 모릅니다.

< 캡쳐 : 연합뉴스 / 3기 신도시 입지로 선정된 고양 창릉 >

물론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자신의 자산가치가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동네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발표 이후에 수 많은 언론에서 이미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네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가 아닙니다.

과거의 1~2기 신도시의 경우를 봐도 이런 신도시들이 서울의 집값을 잡을 것이라고 저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도시가 잘 개발이 되고 주변의 교통편과 도로가 정비가 잘 되면 오히려 신도시 자체의 집값이 오르고, 주변의 동네의 집값도 같이 오르고 또한 신도시가 들어오기 전에 불편했던 교통편과 도로가 정비됨으로서 주변 주택들의 가격이 더 오른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분당과 일산이 개발되고, 판교, 광교, 동탄 등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서울의 아파트가 있나요? 분당과 일산, 판교, 광교 등의 아파트들은 새로 지어서 모든게 잘 되어 있는 살기 좋은 동네라면서 사람들은 극찬을 했고, 서울의 집값을 잡기는 커녕 신도시 자체가 서울 만큼이나 비싼 동네가 되어버렸습니다.

집값과 땅값이 단순히 수요와 공급 숫자를 가지고 덧셈과 뺄셈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가치도 분명히 있는 것이고, 그런 가치는 마치 역사와 같이 오랫동안 쌓여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지어지는 물리적인 새로운 집들 때문에 그들의 가치가 작아지지는 않습니다.

< 국토부 보도 자료 -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 >

이번 3기 신도시 발표를 보면서, 이런 발표가 있기 전에 아니 이런 발표를 할지 말지가 결정되지 않는 수 년 전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이미 모든 후보지들은 정해져있고, 상황에 따라서 어떤 카드를 낼지 결정만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비밀로 한다고 해도 이미 수 개월 전부터 정보는 새고 있고, 이런 폐쇄적인 정보와 빠른 실행력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기 신도시 중에서 고양창릉지구에 관심이 정말 많습니다. 이 지역은 제가 살고 있는 동네 바로 근처이기도 하고, 제가 매주 주말에 적어도 한번 정도는 꼭 지나가는 길이자 동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과거 5년 전부터 어린 저희 아이들을 차에서 낮잠을 재우기 위해서 차에 태워서 항상 빙빙 돌던 동네이기도 합니다.

최근 2년 동안 고양창릉지구에 속하는 서오릉 주변의 도로가 깨끗하고 넓게 닦이고, 서오릉 주변에 있던 기존 식당들은 깨끗하게 정리되고,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식당들이 생길 때는 그냥 도로가 정비되고 깨끗한 식당이 많아져서 그냥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2달 전 항상 다니던 길 옆의 엄청 근 빈 땅에 갑자기 꽃도소매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가 수 십개가 지어지는 것을 보면서 뭔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전에 3기 신도시에 이 동네 이름이 들어있었습니다.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그 안에 수 많은 묘목을 심으면 보상을 받는데 매우 유리합니다.)

< 경전철 서부서의 예상도 >

이번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관심이 가는 지역이 바로 새절역 주변 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서울 분들은 새절역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저도 이 동네에 살기 전까지는 그런 지하철역 이름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이전에도 글을 썼지만 동네를 유심히 반복적으로 쳐다보면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별 것도 없는 곳에 스타벅스가 여기 저기 생기고, 갑자기 공터와 주차장으로 쓰이던 빈 땅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클릭 >> 매일 매일 변화하는 동네 -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런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서부선이라는 경전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발표가 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부선이라는 선의 끝에는 "새절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 국토부 보도 자료 -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 >

그리고 이번 3기 신도시와 함께 발표된 교통 개선안에는 위의 보도자료처럼 다시 새절역에서 고양시청까지 이어지는 가칭 고양선에 대한 계획도 발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서부선의 끝역에 불과한 새절역은 이제 일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노선의 시작이 된 것 입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6호선 새절역 주변은 현재 수색증산뉴타운 사업으로 이미 분양을 한 곳도 있고, 이주를 시작한 곳도 있고, 이제 이주를 시작할 곳도 있습니다. 서울의 변두리였지만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씨티)에 MBC, YTN, CJE&M, JTBC 그리고 한샘 본사 등이 들어서면서 하나의 업무지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직장인들이 살기 원하는 지역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또한 근처의 명지대학과 백련산 근처에 수 많은 아파트들이 재건축으로 이미 입주를 했거나 향후 몇 년간 계속 분양과 입주를 반복할 것이라는 것도 저는 굉장히 좋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지역 근처에 있는 롯데쇼핑 부지에 대한 서울시와 롯데와의 입장 차이, 제가 관심을 정말 많이 가지고 있는 증산 4구역의 정비구역해제 이슈와 증산 3구역 이슈 등 부정적인 뉴스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새절역 주변 지역에 대한 저의 관심은 날로 커질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새절역은 공항철도가 있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연결이 되고, GTX-A 노선이 지나갈 연신내역으로도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서부선까지 연결이 된다면 강남은 물론 관악, 동작 지역까지도 지하철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공사중인 월드컵대교가 2021년도에 완공이 되면 마곡지구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차로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현재도 6호선과 공항철도를 타면 새절역에서 마곡나루역까지 3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