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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Oct 29. 2019

채권에 대한 쉬운 이야기 1편-표면금리, 만기,발행통화


사람들은 “주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개념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고, 여러 종류의 뉴스에 “주식”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주식”은 뭔가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반면 “채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잘못된 지식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채권 투자는 손실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저금리 시대에는 채권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등의 생각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려운 경제 용어는 최대한 빼고, 오히려 약간 과장되고 왜곡이 되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잘 채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이라는 것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서를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국가, 기업 또는 개인이 돈을 빌리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써 주는 차용증서가 바로 채권이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채권을 샀다면 간단히 말하면 여러분이 대한민국에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미국의 채권을 샀다면 그건 여러분이 돈을 미국에 빌려준 것입니다. 만약 삼성전자의 채권을 샀다면 삼성전자에 돈을 빌려 준 것이고, 경기도에서 발행하는 지방채를 샀다면 여러분이 경기도에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그럼 위의 예를 기준으로 대한민국, 미국, 삼성전자 그리고 경기도는 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공장을 짓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면 여러 방식으로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삼성전자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사업성을 가지고 신용대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는 채권을 발행해서 누군가에게 대출을 받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채권을 사는 사람은 삼성전자가 돈이 필요하다면서 발행한 채권을 사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삼성전자는 자금을 조달받는 것입니다.



< 1898년도에 발행된 연 3% 쿠폰이 있는 20달러짜리 미국 채권 >



이렇게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누군가에게 돈을 빌릴 때에는 꼭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가 이자입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너한테 돈을 빌리는 대신에 연이자로 5%를 줄께.”라고 말하는 5%가 바로 이자가 됩니다. 이것을 채권에서는 쿠폰 또는 표면금리라고 합니다.


표면금리라는 말은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만약 5%의 표면금리의 100만원짜리 채권을 사면, 매년 5만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표면금리는 쿠폰(Coupon)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쿠폰이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도 여러분도 쿠폰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를 듣게 된다면, 쿠폰이라는 단어를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과거에는 전산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종이로 발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채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위의 그림 같은 종이로 된 채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밑에 있는 작은 종이 다시 말해서 “쿠폰”을 매년 떼어서 은행에 가면 해당 되는 이자만큼 돈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되서 쿠폰을 모두 쓴 뒤, 가장 큰 종이를 가져가면 원금에 해당되는 금액을 다시 돌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자를 쿠폰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채권을 이야기할 때 두번째로 말하는 것이 바로 “만기”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줄 때 “그래서 원금은 언제 갚을건데?”라고 반드시 묻습니다. 원금을 받기 전까지는 이자를 받다가 약속된 날이 되면 원금을 받는 것이 돈을 빌려주거나 돈을 빌려 주었을 때 우리가 하는 행동들 입니다.


국가, 회사 또는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은 채권을 사는 행위에도 반드시 언제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만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네이버에서 발행한 5% 짜리 쿠폰이 있는 10년만기 채권에 1,000만원을 투자를 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매년 5%에 해당하는 50만원을 이자로 받게 되며, 10년 뒤에 투자한 1,000만원을 돌려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때 중요한 변수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네이버라는 회사가 사라졌을 경우입니다.


만약 네이버의 10년 만기 쿠폰이 5%인 채권에 1,000만원을 투자한 이후에 네이버가 5년만에 망해서 사라진다면, 여러분은 5년간 이자에 해당하는 250만원을 받고, 원금인 1,000만원은 모두 날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채권 투자가 손실을 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통화가 무엇이냐도 중요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글을 쓰면서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채권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간단히 언급해 보겠습니다.


돈이 필요한 기업 등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에는 어떤 통화로 발행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삼성전자가 돈이 필요해서 채권을 발행할 때에 미국 달러로 발행을 하느냐 아니면 우리나라 통화인 원화로 발행하느냐는 채권 발행에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미국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 어디 어디서나 통용되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원화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에는 별로 쓸모가 없는 돈입니다. 또한 한국 경제가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어서 한국 원화로 채권을 발행한다면 아마도 다 안 팔리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서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돈을 모두 다 못 빌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 투자를 할 때에 채권이 현지통화로 발행이 된건지 아니면 미국 달러로 발행이 되었는지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어려운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정말로 실질적인 투자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직접 내가 채권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채권을 투자해서 받게 되는 쿠폰 이율은 그냥 막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채권이 발행되는 시기와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 다시 말해서 돈을 필요로 하는 국가, 기업, 공공기관 또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서 쿠폰 이율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은행에서 예금을 가입하면 1.5%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어떤 기업이 똑같이 1.5%의 이율을 준다면서 채권을 발행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채권를 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두면 매우 안전하게 1.5%의 이율을 얻을 수 있는데, 어떤 기업의 채권에 투자를 한다면 같은 이율을 받으면서, 해당 회사가 부도가 나서 원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권의 쿠폰 이자는 당시에 비교가 될 수 있는 기준 금리 등과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 등의 신용도에 따라서 매우 달라지게 됩니다.


또한 만기가 얼마짜리인 채권이냐에 따라서도 이율이 달라집니다.


같은 날 발행되는 같은 회사의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10년 뒤에 원금을 돌려주는 10년 만기의 채권의 이율은 이보다 짧은 1년 만기 채권의 이율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기간이 1년인 것 보다는 10년인 것이 해당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부도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같은 기관이나 회사에서 발행한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주는 이율은 더 높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대한민국의 국채의 이율이 미국의 국채 이율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부도 가능성이 미국의 부도 가능성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스코가 발행하는 채권의 이율 보다는 대한민국 국채의 이율이 더 낮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부도 가능성보다는 포스코의 부도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중견기업의 채권 이율이 대기업의 채권 이율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 다만 중견기업의 부도 가능성은 대기업보다 높을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더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포스코가 같은 날 발행하는 채권이라도 1년 만기 채권의 이자가 10년 만기 채권의 이자보다 더 낮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포스코가 내년에는 당장 부도가 안 날 수도 있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투자자들은 10년 만기 채권에 이자를 더 주지 않는다면 해당 채권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시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번 글에는 이렇게 간단한 기본 개념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채권에 투자하면서 생기는 일들과 그에 따른 채권 투자 또는 채권형 펀드 투자의 수익과 손실이 어떻게 나는지에 대해서는 2편에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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