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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Apr 12. 2021

[리뷰/보험]10년 전 목돈으로가입한 보험 만기 수익


정기적으로 저의 자산관리를 위해서 자산관리표를 작성함에도 불구하고 만기가 곧 돌아오는 보험 상품에 대해서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몇 일 전에 갑자기 해당 보험사에서 만기 관련된 문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목돈이 생기는 것이 기분도 참 좋았지만, 10년 전 제가 이 상품을 가입할 당시의 저의 생각과 마음가짐 등이 떠오르면서 잠깐 열살이나 어리던 저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가 갖게 되었습니다. ^^


< 가입했던 보험의 만기 안내 문자 >



해당 상품은 오렌지 생명(가입 당시에는 ING생명)의 "더드림 저축보험" 입니다. 제가 이 상품을 2011년 4월 24일에 가입을 했습니다. 제 생일 바로 몇 일 전으로 제가 이 상품 가입에 대해서 엄청난 고민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2년납 10년 만기 상품으로 월 보험료 210만원을 2년간 납입을 하고, 8년간 거치 후 찾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판매되는 상품과는 조금 다르게 2년치를 모두 선납할 수가 있었고, 그러면 선납에 대한 할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납 할인을 받아서 4,989만원을 이 상품에 목돈으로 한번에 넣었습니다. 


이 돈은 당시 가지고 있던 돈의 전부는 아니었고, 가지고 있던 돈의 일부였습니다.


< 캡쳐 : 2011년 4월 3일 서울경제신문의 일부 >



제가 당시 시중은행 금리가 생각이 안 나서 네이버로 지금 찾아보니 위와 같은 특판 상품들이 판매가 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금리를 높게 주는 "예금"의 경우에도 한도 금액이 있어서 별로 효용가치는 없는데, 그마나 위의 사진에서 보면 3년 만기 상품으로 한도가 없던 우리 은행이 연 4.3%를 주는 상품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는 당시 1년 만기 예금 상품의 이율이 대략 연 3.5%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추정이 됩니다.


< 2011년 4월 24일에 가입을 하면서 받았던 가입안내서의 해지환급금 예시표 >




제가 가입을 했던 더드림 저축 보험은 2011년 4월 가입 당시 연 5%의 금리 상품이었습니다. 이 금리는 당연히 변동 금리였지만 "최저보증이율로 연복리 2.5%"를 보장해 주는 상품이었습니다.


해당 보험사의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한 바 제가 2011년 4월에는 연 5%의 연복리로 가입을 했지만 초창기에는 적용이율이 오히려 올라서 연 5.3%까지 이자를 더 받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다 알다시피 저금리 시대가 오면서 제가 적용을 받던 금리도 점점 낮아지고 2019년 9월 1일부터는 최저보증이율인 2.5%의 연복리 이자만 쭉 받고 있습니다. 


위에 보여드리는 예시표에 따르면 가입 당시 이율인 연복리 5%를 계속 10년간 적용을 받았다면 7,251만원을 이번에 수령할 수 있었겠지만, 금리가 점점 낮아져서 저는 이번달 24일에 6,517만원을 수령하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보험 상품에 가입을 해서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세금은 전혀 없습니다.


결국 10년간 얻은 수익은 1,600만원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똑같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제가 10년전 이 상품을 가입하는 것 대신에 연 3.3%의 이자를 주는 예금을 10년간 계속 반복해서 가입을 반복했어야 했습니다. 지금 예금의 이자가 1%가 안 되는 것을 보면, 만약 당시 제가 이 상품을 가입하지 않고 그냥 두었다면 이런 수익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 4,989만원을 연 3.3%의 예금에 가입해서 10년간 만기와 가입을 반복한 경우의 수익률 >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이 글을 보고 분명히 그 돈으로 삼성전자를 샀으면 이미 몇 배가 되어있을 것이라면서 보험을 가입한 것이 뭐가 자랑이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이 계실겁니다.


하지만 진짜 자산을 관리하고, 저축도 하고 투자를 하는 분들이라면 투자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말로는 장기 투자를 할 것처럼 이야기를 하시지만 단지 몇 십만원의 손실만 보더라도 주식을 다시 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말로는 당연히 손실날 것 알지만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하는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는 분들도 조금의 손실에도 일상 생활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어차피 가지고 있던 자산의 전부를 이 상품에 넣은 것도 아니고 자산의 전부를 투자 상품에 넣을 배짱도 저에게는 없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익은 저에게 결코 후회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후반에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모은 목돈의 일부인 약 5,000만원을 30대 초중반에 이 상품에 넣었습니다.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벌었고, 그에 비해서 남들보다 훨씬 더 적은 돈을 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불안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던 30대 초중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삶의 가치관도 많이 부족하고 확고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버는 것이 좀 많다 싶으면 시건방을 떨었을 것 같고,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룬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걸었던 과정을 배우려 하기 보다는 당시 상황만 비교하면서 시기와 질투를 하거나 그들의 노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부러워하고,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근거도 없는 자신감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혼도 해야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30대 초중반의 시기에 약 5,000만원이라는 돈을 10년이나 묶어둬야하나 라는 생각에 해당 상품 가입을 망설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이 돈으로 외제차나 타고 다니면서 겉멋이라도 좀 부려볼까 싶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참 별 것 아닌 것 같습니다. 30대 초중반의 나이에서 10년이 지난 40대 초중반의 나이에도 달라진 것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노력과 수련을 하지만 여전히 삶과 돈에 대한 가치관은 때로는 심각하게 흔들리고, 모아둔 것은 당시보다 많지만 삶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30대 초중반에 이 상품 대신 5,000만원을 가지고 외제차를 탔다고 바뀔 것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30대 초중반에 외제차를 산다고 40대에 더 큰 성공을 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어쩌면 당시 외제차를 샀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5,000만원의 외제차는 2,000만원도 안 되는 똥차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주식, 투자 등을 이야기 하면서 무시할 수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생긴 1,600만원의 수익과 원금 5,000만원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냥 통장에 들어올 6,600만원이 너무 흐믓할 뿐입니다.




이 돈을 받을 2021년 4월 24일에서 몇 일만 지나면 저의 생일입니다. 


2011년에 4월 24일의 과거의 제가 2022년 4월 24일을 기대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을 했듯이, 저는 이제 10년이 아닌 15년이나 20년 뒤 미래의 저를 위해서 새로운 투자와 상품 가입을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아마 2037년이나 2042년의 제 생일날에 저는 또 목돈을 받아보며 행복해 하겠죠? ^^)


10년 전 30대의 초중반의 송정목이 결혼, 주택 구입, 수입의 불안정 등으로 불안해 했듯이, 40대 초중반의 지금의 저도 앞으로 들어갈 아이들의 교육비, 양가 부모님과 저와 저의 와아프의 건강으로 인한 혹시 모를 병원비 그리고 여전한 알 수 없는 사업 수입 등으로 여전히 모든 것이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운이 좋게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잘 해 왔듯이, 앞으로의 10년, 20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우여곡절은 있더라도 여전히 잘 할거라 막연하게 기대를 하며 이 돈을 다시 한번 땅 속 깊은 곳에 묻고 열매가 나오기를 15~20년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품의 만기를 알리는 문자 하나에 옛날 생각도 참 많이 나면서, 수익이 주는 기쁨 이상의 여러 감정이 선물이 되어 저의 가슴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몇 분이라도 앞으로 제가 15년~20년 뒤 또 다른 만기 상품에 대한 리뷰를 함께 공유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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