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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Sep 17. 2021

결혼 후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신혼부부 자산관리


10년차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 경제적으로 가장 풍족했던 시기가 바로 결혼 직후부터 아이를 낳기 전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다행이도 경제관념이 비슷해서 결혼 초기에 둘이서 버는 대부분을 저축하는데 만족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도 가끔씩 우리 부부의 자산 이야기를 할 때면 그 당시 그렇게 무식하고 성실하게 돈을 모았던 것이 지금의 인생에 정말로 큰 도움이 되고, 앞으로의 인생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서로 이야기를 합니다. 





각자 직업이 있는 두 사람이 결혼을 한 것이라면 신혼 때에는 경제적으로 가장 풍족한 시기입니다. 너의 돈이 나의 돈이 되고, 나의 돈도 나의 돈이 되는 시기가 바로 신혼 때의 경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연봉이 얼마다라고 생각하던 것이 이제는 우리 부부의 연봉은 얼마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괜히 어깨가 올라가기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생활적인 면에서도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되면서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자취를 하던 사람들은 자신이 부담하던 주거비가 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신혼 부부의 경우 사실상 변한 것은 없는데 수입은 괜히 두배로 늘어난 것 같고,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늘어나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살아가다보면 엄청난 지출을 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신혼 때에는 그냥 놀러갈 것 다 놀러가고, 먹을 것 다 사먹어도 카드값 내는데 문제가 없으니 그냥 생각없이 살아가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렇게 해도 통장에 돈도 조금씩 쌓여가니 그냥 몇 십만원 또는 몇 백만원짜리 물건도 쉽게 사는 분들도 많이 계시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적으로 가장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그 많은 돈을 다 써버린다면,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남들에 비해서 엄청 느려질 것입니다. 마치 남들은 토끼처럼 뛰어갈 때 나의 자산은 거북이보다도 느리게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결혼 후 자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의 자산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물론 결혼 전까지 누구의 눈치도 없이 편하게 돈을 쓰다가 갑자기 나의 씀씀이를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입니다. 하지만 목돈이 더 큰 목돈이 되듯이 부부의 경제 상황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갑작스럽게 눈치를 보며 지출을 편하게 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 결혼 전후로 수 백만원에서 일천만원 정도는 각자의 평생 용돈으로 나눠 갖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 돈에 대해서는 어떤 지출을 하든지 서로 관심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그 돈으로 뭘 사든, 그 돈으로 투자를 하든 서로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그 돈은 딱 한번만 주어지는 평생 용돈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외에 매달 쓰는 각자의 식비와 용돈은 둘이 합의해서 각자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생활비는 따로 정하기 보다는 차라리 매달 저축할 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총 600만원의 실수령액을 받는 부부라면, 매달 400만원을 저축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금액을 가지고 서로의 용돈과 공동의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면 매달 400만원씩 하는 저축에서 꺼내서 가지마시고, 생활비 200만원에서 조금씩 아끼고 모아놓은 돈으로 갈 것을 권해드립니다. 





결혼 후 자산관리를 시작할 때에는 각자 결혼 전 가입했던 금융 상품을 공유하고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분명히 겹치는 상품도 있을 것이고, 굉장히 좋은 상품을 이미 가입한 배우자도 있을 것입니다.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각자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서로 알아두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아프면 경제적인 타격은 함께 부담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각자의 건강보험과 가족력 등을 확인을 해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배우자가 아플 때 가입한 보험에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확인을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펀드, 주식, 변액보험과 같은 투자 상품의 경우에는 전체 자산에서 투자 비율이 얼마인지를 확인하고 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액보험은 무조건 해지할 것을 권해드리고, 펀드와 주식의 경우에는 각각의 종목에 대해서 분석을 해서 뭐가 좋고 안 좋고에 대한 의견을 서로 나누기 보다는 일단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높다면 줄이는 것에 집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후 준비도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언급을 했지만 결혼을 하면 굉장히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전략이 필요한 노후 준비도 큰 돈으로 한번에 끝낼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결혼 후 자산관리에 있어서 노후 준비는 그냥 둘이 늙었을 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시작한다라는 관점에서 출발했으면 합니다. 



부부가 직장을 함께 다닐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펀드를 소액으로 시작할 것을 권해드리고, 투자보다는 확정 수익을 원한는 분들이라면 연금보험을 가입하되 납입 기간을 5년~10년으로 짧게 가져갈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자녀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출산 후 휴직으로 인한 수입 감소나 양가 부모님이 육아를 도와주셔서 그에 대한 보답으로 용돈으로 인한 지출 증가를 미리 알고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결혼을 하면서 대출을 받아서 자가 구입을 하는 부부도 있고, 아직까지는 그런 경제력이 안 되서 전세로 신혼집을 구하는 부부도 계실 것입니다.



만약 자가를 구입하면서 대출을 받은 부부라면 최대한 빨리 대출을 갚는 것에 집중을 했으면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기본적인 건강보험과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 상품 이외의 돈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빨리 갚으셨으면 합니다. 낮은 금리의 대출금을 이용해서 더 좋은 수익 노리는 투자가 수학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계획이지만 그것을 실현할 자신이 없다면 빚 없는 행복한 삶을 누리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전세로 신혼집을 구하신 분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서 열심히 저축을 하셨으면 합니다. 가끔씩 전세 만기 때를 맞춰서 집을 구하려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 전에라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면 자가 구입을 권해드립니다. 전세 만기를 안 지킨다면 그냥 부동산 중개비 정도를 좀 더 부담하면 되는 것이니 작은 돈에 큰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만 본인들이 살 집을 가지고 너무 수익률을 따지지 마시고, 내 집에서 우리 부부가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너무 이상하지 않은, 적당한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저축을 하셨으면 합니다.





이외에 너무 과도한 허세는 안 부리셨으면 합니다. 멀리 본다면 부부가 해야할 많은 목표들이 있습니다. 평생 살아야 할 집도 있어야 하고, 은퇴 후 나이가 들어 힘든 몸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노후 자금도 준비해야 합니다. 



혼자 벌던 수입에서 둘이 벌게 되니 괜히 부자가 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도 바꾸고, 해외 여행도 많이 다니고, 양가 부모님 생신이 되면 호탕하게 용돈도 막 드립니다. 



근데 정말로 그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결혼을 한다고 차를 바꿔야 할 이유도 없고, 결혼을 했다고 갑자기 부모님 생신 때 이전보다 더 큰 금액의 용돈을 드릴 필요도 없습니다. 첫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유모차와 카시트 등을 살 필요도 없습니다. 



차라리 신혼 때 초라하더라도 통장 속 0의 갯수를 늘리시다가 나중에 아이들이 태어날 때 안전한 차로 바꾸거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었을 때 가서야 허세를 좀 부릴 수 있는 차로 바꾸셔도 됩니다. 



결혼 했다고 과도한 용돈을 드리는 사위, 며느리 보다는 스스로 집을 구입하고, 평수를 늘리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스스로 노후 준비를 잘 하는 사위, 며느리가 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입니다.





결혼 후 자산관리의 가장 기본은 지출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줄어들 수입과 늘어날 지출에 대비해서 돈창고를 미리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염두해 두신다면 어떤 계획을 세우든 만족한 결과를 만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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