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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Sep 19. 2017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소유욕(所有欲)

둘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되서, 누군가가 자신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 주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여러 이유로 장난감을 사 주는데 이로 인해서 결국 형제가 있는 아이들은 항상 싸운다는 것이 이 분의 이야기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 말이 너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형제가 있다면 굳이 장난감이 없더라도 둘이서 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오히려 싸움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저도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저 생각만으로 끝났습니다. 


아이를 빨리 낳은 친구들과 친척들을 통해서 정말 많은 중고 장난감들을 물려받았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사준 장난감도 꽤 많이 됩니다.


사실 첫째만 있을 때에는 장난감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둘째가 이제는 형과 나름의 대화도 하고, 맞먹을 정도로 커버리고 또 형을 놀리고 때리는 정도까지 커버린 요즘은 아침부터 전쟁입니다. ^^ 요즘에는 장난감 때문에 둘이서 싸우는 경우가 너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장난감을 조금씩 치우고 있었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동안은 똑같은 장난감을 색깔까지 똑같이 해서 2개를 사서 각자에게 줬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합의(?)하에 각자 원하는 장난감을 샀지만 결국에는 서로 다른 장난감을 원하면서 싸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쓸데 없이 같은 장난감을 2개씩 사주는 것도 정말 한심스러운 일 같습니다.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점점 더 장난감이 집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연년생 아이들에게 훨씬 더 좋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작년부터 가치관에 변화가 크게 오면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무조건 안 산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은 사고, 쓸데없는 것은 사지 않는다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작년에 책 한권을 읽으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지만 제가 평소가 갖고 있던 생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클릭▶▶[책]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제가 특별히 돈을 적게 쓰거나 자린고비처럼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쓸데없이 무언가를 사는 일은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내년 중후반에 와이프의 연식이 10년 넘은 중고차를 바꿀 예정이라서 엄청난 목돈 소비가 약 1년 뒤면 저에게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조만간 가족들이랑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갈 계획도 세워두었습니다.


이렇게 저도 소비를 전혀 안 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 같으면 레고나 피규어를 사서 진열해 두는 등 지금의 제 관점에서는 쓸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소비들을 이제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사실 아예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짜로 하고 싶은 일에 목돈들을 쓰기 위해서 점점 더 선이 굵은 인생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샀다가 또 구석에 처박아두고, 그리고 나서 결국은 버려버리는 일들을 하고 싶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제 자신의 심리를 분석해 보면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점점 줄어들고,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를 사는 행위는 사라지고, 가족들과 함께 어디를 간다든지, 가족들이랑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무언가를 소유했을 때 생기는 물리적인 장소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오직 마우스, 키보드 그리고 모니터 그리고 펜 하나만 올려져 있는 진짜 넓고 깨끗한 책상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피규어도 하나 사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전자파를 막는다고 선인장도 하나 사서 자리에 올려놓고 하면, 제가 원하는 그림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청소하기도 번거로운 작은 물건들이 책상을 여기 저기 채우고, 방 안을 채우면서 오히려 번잡스러워지는 것이 아마도 저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갖고 싶은 것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제가 느끼는 만족감이나 희열감은 남들과는 진짜로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차를 살 돈이 있다면 미국이나 유럽 기업의 주식을 사고 싶고, 요즘 같은 때에는 기회가 된다면 갭투자를 해서라도 집을 더 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금융 상품도 몇 개 더 가입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이 당장 누군가에게 나를 평가 받거나 내 자신이 매일 눈으로 보면서 희열감을 느끼는 그런 물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일종의 수집(?)을 통해서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당장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면서 멋져보이는 것 보다 더 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소유욕에 따른 만족감 보다는 무언가의 가치가 오를거라고 예언(?)했던 것이 맞으면서 생기는 희열감이 저에게는 더 큰 것 같습니다.



소유욕이라는 것은 항상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저 또한 차를 살 때에 누군가가 나를 보는 시선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런 것에 뭔가 뿌듯함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쟁 심리 때문에 무언가 소유했을 때의 만족감은 잠시 뿐입니다. 더 치열한 경쟁 속으로 자산을 던지면서 이런 소유에 대한 만족감은 또 다른 비용을 발생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경제력이 없는 저희 아이들에게는 소유욕이 무언가를 사게 만드는 비용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 각자의 장난감이 차고 넘치는데도, 남의 것마저도 갖아야 한다는 경쟁심 유발로 인해서 항상 싸우고, 울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다행이도 지금은 제의 소유욕의 대상이 변한 것 같습니다.


주식, 금융상품, 주택 등 제가 말하지 않는다면 남들은 절대로 눈으로 볼 수 없는 저만의 것들로 바뀌었습니다. 


당장 그런 것들을 산다고 해서 제가 달라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에게는 주식, 금융상품, 주택 등을 살 때에는 그것들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예언을 하는 것이고, 나중에 이런 예언이 맞았을 때의 희열감에 더 중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다 재우고 혼자서 커피 한잔 하다가, 갑자기 하루 종일 싸우던 아이들의 모습과 핸드폰 요금을 지원 받기 위해서 일정 한도 이상을 써야하는 카드 사용액이 한참 남은 제 모습을 보면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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