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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Oct 26. 2017

사업비와 세금 - 아무 때나 거론하거나 비교하지 마세요

평소에도 고객들과 상담을 하면서 자주 하는 내용 중에 하나가 금융 상품의 사업비와 세금 여부 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특히나 사업비와 세금 이야기를 참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우리가 금융 상품에 가입을 하면서 저축과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같은 돈을 가지고 더 많은 돈으로 불리기 위해서 입니다.


이 기본적인 원칙을 오늘의 글을 읽어가면서 항상 머리 속에 기억해 두시고, 의식적으로 생각 속에 남겨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하지 못하는 일에는 "비용"이라는 것을 지불을 해야 합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 음식을 직접 차려 먹기가 싫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어야 합니다. 


그 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더라도, 요리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와 고기 등의 재료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또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 먹어야 합니다.


내가 직접 논과 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농장에서 혼자 소를 키워서 혼자서 도축을 해서 비용을 줄이더라도, 이들을 키우고 자라게 하는데 필요한 장비와 비료 등도 직접 만들어서 쓸 수 없다면 비용을 들여서 사야 합니다.


이런 비용들이 우리가 말하는 금융 상품의 "사업비" 입니다.



주식을 거래할 때 내가 팔고 싶어하는 주식을 살 사람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찾을 수 없다면 우리는 주식 거래를 할 때 일정한 비용을 내야 합니다.


우리가 직접 주식을 사서 거래를 할 수 없다면 우리는 비용을 내고 펀드에 가입을 해서 우리 자산을 간접적으로 불려 나가야 합니다.


오늘 당장 암에 걸려서 발생하는 병원 비용을 마련할 자신이 없다면, 우리는 비용을 내고 보험에 가입을 해서 질병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충격을 사전에 막아야 합니다.


은퇴 시점까지 나은 오랜 기간 동안 내가 스스로 자산을 불려서 은퇴 자금을 만들고, 그 은퇴 자금을 가지고 직접 운용을 하면서 죽을 때까지 나눠서 쓸 자신이 없다면, 우리는 이런 일들을 대신해 줄 연금 상품에 비용을 내고 가입을 해서 노후를 맡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금융적인 일들을 직접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금융적인 일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음식, 청소, 커피 등을 대신하기 위해서 내는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내고 금융적인 일을 맡기는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시작하면서 당부했던 것을 벌써 잊으신 것은 아니신가요?


우리가 금융 상품에 가입을 하면서 저축과 투자를 하는 이유는 내가 스스로 돈을 불릴 자신이 없기 때문에 같은 돈을 가지고도 더 많은 돈으로 불려주십사하고 금융상품에 나의 돈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대신해서 투자를 하는 등의 활동에 대해서 우리는 비싼 비용을 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싼 비용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수익을 만들어 주느냐에 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항상 원가가 얼마라서 이건 비싸다 아니다를 이야기하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먹으면서 원가가 2000원도 안 되는 커피를 4000원에 사 먹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먹으면서 원가를 따지면서 꿍시렁 대는 사람은 정말 이상한 사람입니다.


비용을 들이더라도 마시고 싶던 커피가 정말 맛이 좋았다면 그건 비용을 쓴 가치를 한 것이고, 목이 말라서 사 먹은 생수가 정말 나의 목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고, 타들어가던 갈증을 말끔히 씻어주었다면 생수를 사 먹은 값어치를 나무랄 수가 없습니다.


결국 어떤 금융 상품에 가입을 해서 정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비용을 많이 지불하더라도 그 상품에 가입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1000원을 투자해서 100원의 사업비를 가져가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20년 뒤에 확정적으로 1800원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1000원을 투자해서 50원이라는 절반의 사업비만 가져가는 상품이 있습니다. 근데 이 상품은 20년 뒤에 1700원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첫번째 상품을 선택을 하실건가요? 아니면 두번째 상품을 선택하실 건가요? 


정말로 사업비가 적은 금융상품이 좋다는 이유로 절반의 사업비를 가져가고 더 적은 수익을 주는 금융 상품을 가지고 노후를 준비하실 건가요?


저라면 오히려 사업비를 200원을 내더라도 내가 투자한 1000원이 20년 뒤에 2000원이 되는 상품이 없는지를 찾아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업비는 언제 따져봐야 하는 것일까요?


사업비는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비교할 때 사용해야 하는 하나의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서 비슷한 형태의 투자 상품 2개가 있습니다. 투자의 성향이 비슷한 것 같고, 투자 수익이 비슷할 것 같다면 사업비가 적게 들고 더 많은 금액이 투자를 위해서 투입되는 상품에 가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처럼 비슷한 상품들을 비교할 때에는 사업비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사한 상품인 경우에는 사업비가 적으면 결과적으로 같은 수익을 내더라도 더 많은 돈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품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하는데도 사업비를 따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상품은 국내 유일무이한 상품입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정말 좋은 상품입니다.


근데 이렇게 비교 대상도 없는 상품에서 무턱대고 사업비를 가지고 고민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경우에는 얼마 정도의 사업비가 많은지 적은지도 따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10만원이 넘으면 많은 사업비라고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10%가 넘으면 비싼 사업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비싼 사업비인지 아니면 투자할 가치도 없는 사업비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사업비라는 것은 몇 가지 상품을 가지고 비교를 하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그냥 비교 기준의 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혹시 고려하고 있는 상품이 절대적인 결과를 보증한다면 그 때에는 사업비를 이야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업비를 얼마를 가져가건 결과가 마음에 들면 가입을 하는 것이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가입을 안 하면 그만입니다.


세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보험 상품에 가입을 해서 10년이 지나면 비과세를 해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에게 비과세 다시 말하면 세금을 안 가져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가요? 솔직히 비과세가 안 되서 세금을 낸다고 했을 때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조차 사람들은 모릅니다. 


오히려 "비과세"라는 말에 홀려서 수익이 안 나는 상품에 가입한 경험은 없으신가요?


여기서 제가 서두에 이야기 했던 것을 다시 기억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저축과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같은 돈을 넣어서 더 많은 돈으로 불리기 위해서 입니다.


만약 어떤 상품에 가입해서 수익이 났는데, 세금까지 안 내서 그 만큼이 수익에 붙는다면 그건 정말 좋은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진짜로 그게 좋은지는 다른 상품과 비교를 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월20만원씩 변액보험에 가입을 해서 10년 동안 납입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10년간 20만원씩 총 2400만원을 납입을 했고, 납입 후에도 10년을 더 거치식으로 운용을 해서 3000만원이 되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수익을 본 600만원(3,000만원 - 납입 원금 2,400만원)에 대해서 내야하는 이자소득세 15.4%를 안 내도 됩니다. 그래서 그냥 수익난 그대로인 3000만원을 가져가면 됩니다.


근데 같은 기간 동안 일반 펀드에서 똑같이 20만원씩 10년을 납입하고 10년간 추가로 거치를 해서 결국 3500만원을 만든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의 경우에는 수익을 본 1100만원에 대해서 15.4%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원금 2400만원에서 세금을 제외한 수익인 930만원만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세금을 냈지만 수익이 930만원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원금을 포함해서 3330만원을 투자 수익으로 가져가게 된 것입니다.


그럼 이런 경우에 여러 분은 똑같은 돈을 내서 비과세 혜택을 받고 3,000만원을 가져가는 것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세금을 내더라도 3,300만원을 가져가는 것이 좋으신가요?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하거나 종합소득세를 많이 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는 세금에 민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세금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 보다는 내가 가입한 상품이 나에게 주는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결과만 좋다면 세금 내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수익도 나고 국가를 위해서 세금도 많이 내는데 나쁠게 어디 있겠습니까?


이 상품은 사업비가 적습니다. 이 상품은 세금 혜택이 있습니다.라는 것은 아주 대표적인 금융상품의 마케팅 기술 입니다. 


사업비가 적어서 비슷한 상품들보다 수익이 더 난다면, 세금을 줄여서 비슷한 상품들보다 수익이 더 난다면 그런 상품들은 가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사업비가 적어서, 세금을 줄여서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수익이 더 나서 입니다. 


우리는 같은 돈을 넣어서 더 많은 돈이 되는 상품을 찾아야 합니다. 수익이 안 나는데 사업비가 비싼 상품, 수익도 별로 안 나는데 비과세인 상품은 우리에게 필요가 없습니다.


주객이 전도 되서는 안 되고, 마케팅에 속아서도 안 됩니다. 같은 돈을 넣어서 더 많은 돈으로 불려주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기본 대전제를 항상 기억해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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