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부터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이긴 했습니다. 원화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미국 달러 대비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로화 등 다른 나라의 통화가 미국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미국 달러가 아시아 국가의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 달러 자체가 전 세계의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5월 1일부터 오랜 연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무슨 일인지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능력이 이런 것들을 정확히 분석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며, 어느 방향이든 갑작스러운 경제 상황의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는 오늘 정리를 한 것들을 중심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최대한 쉽게 적어 보겠습니다.
최근 며칠 새 외환 시장에서 한국 원화, 대만 달러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의 통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급격하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 달러는 단기간에 10% 가까이 폭등을 하면서 1988년 이후 가장 큰 하루 변동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심상치 않다"라고 주목할 만큼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대만뿐만 아니라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와 거의 고정 환율을 이루고 있는 홍콩 달러도 상단 수준을 시험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달러도 10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이건 아시아로 돈이 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현상입니다.
시작은 대만 금융 기관들이 달러를 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들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반도체 등의 물건을 팔고 달러로 돈을 받으니 대만에는 달러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을 주로 미국 주식이나 미국 채권 같은 미국 자산에 투자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미국 달러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예상해서 대만 금융 기관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 달러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미국 달러를 팔고, 대만 달러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미국 달러의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대만 달러의 가치는 더욱 오르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UBS는 대만 보험 회사들이 과거 수준으로 미국 달러를 팔면 약 7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 매도세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과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원화라는 통화도 대만에서는 간접적인 헤지 수단으로 이용이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만 달러가 오르면서 대한민국의 원화도 비슷한 강세를 보인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트럼프 행정부가 만들어 내고 있는 관세 등의 여러 변수들과 함께 미국 달러에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게 미국 달러가 강세가 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2008년도 금융 위기 때에도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낸다면서 미국 달러는 이제 끝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2020년 코로나 때에도 미국이 달러를 마구 풀고 있다면서 미국 달러는 이제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미국 달러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 산업이 전 세계의 최강이며, 미국의 경제력 또한 최강인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 달러를 필요로 하면 했지 미국 달러를 갖다 버릴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이라는 것이 제일 안 좋은 것입니다. 미국 달러가 아무리 강세로 가더라도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강세로 간다면 우리는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고 하면 우리는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커지거나 방향을 알 수 없다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대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들이야 환율이 떨어지면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수출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제는 물건을 비싸게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왜 지금과 같은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환율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의 기준을 1,350원에서 1,450원 또는 1,500원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정도의 환율이라면 저는 미국 달러 자산을 더 늘려가거나 또는 미국 달러를 차라리 사서 가지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고, 이런 변동성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좋은 결과 또는 나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불편할 뿐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굉장히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환율의 변동성이 있던 날이기에 간단하게 중간 점검차 글을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