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거 투 자 일지
3개월 전 영상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2년간 금리가 10배가 넘게 뛰었습니다. 1억 빌려 35만원 이자 내던 사람이 350만원을 내야하는 상황이죠. 보통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1. 증권사에서 4년간 글로벌 채권 트레이더들과 같이 일하면서 미국채 유로채 일본 이태리 스페인 러시아 국채 그리고 인도네시아 국채까지 거래를 하면서 느낀 부분은 엄청난 버블이 채권 시장에 지난 10년 넘게 이어져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가 선진국 중심 그러니까 일본과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적용이 되면서 국채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습니다. 예를 들어 채권이 3%에 발행되면 100에서 3%를 뺀 97에 발행이 되는데 만기가 되었을 때는 원금 100을 받고 종료가 됩니다. 하지만 마이나스 금리 상황에서는 3% 가 아니라 이자율에따라 다르지만 -1% 이 정도로 발행이 된다면 가격이 101로 오버 프라이스 되어 발행이 되는 것이죠. 발행부터 비싸게 거래가 되는 이유는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는 예금을 하면 오히려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마이너스 이자) 그 폭이 적은 국채를 사는 것입니다. 마이나스 금리는 그야말로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채권 버블을 탄생 시켰습니다. 전세계에서 발행된 채권의 60%가 바로 마이나스 채권이었을 정도입니다. 왜냐면 채권 시장은 선진국들이 장악하고 있고 수요와 공급이 많기 때문입니다.
2.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채권 버블이라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채권 트레이더들이 집을 가장 빨리 샀습니다. 회사돈으로 무위험에 가까운 고수익을 지난 10년간 냈습니다. 자고나면 채권가격은 올랐습니다. 늘 좋은 옷을 입고 얼굴에 기름기가 올랐습니다. 주식 트레이더들과 달랐습니다. 제가 증권사를 나오기 전인 2019년에 '역사상 최고의 채권 버블 시장은 끝이났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펜데믹이 터지면서 한번 더 버블을 즐길 시간이 있었죠. 제로 금리와 마이나스금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금격한 금리 인상이 작년 한해 있었습니다. 금리인상을 3.5%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안 터졌을텐데 연준은 5%를 향해 돌진 중입니다.
3. LTCM은 세계 최고의 수학자 과학자 노벨상 수상자들이 만든 헤지펀드였습니다. 이들은 국채를 사서 10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일으켰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다들 신용을 중심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거대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를 좋아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미국채였습니다. 무적의 미국채라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죠.
지금이 약간 LTCM때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이 얘들이 일으킨 레버리지가 엄청나서 놔두면 미국 경제가 파산할 지경으로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미 정부와 연준은 결국 LTCM을 보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때는 그저 LTCM만의 자체적인 모럴해저드의 문제였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SVB가 투자한 미국채의 폭락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채는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보유한 최후의 보루이자 노아의 방주같은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무위험 자산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4대 은행의 미국채 투자를 중심으로 한 미실현 손실은 장부상으로는 문제가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만약 뱅크런이나 돈이 필요한 상황이 나오면 결국 매각해야하고 큰 손실을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은행 뿐만 아니라 연금 같은 경우도 시가 평가를 하면 큰 손실로 보일 부분입니다. 물론 연금은 뺄수가 없기 때문에 뱅크런은 없겠지만요. 장기국채 같은 경우는 우리가 만기보유하겠다고 하면 장부가 표시를 하지 시가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상황을 예상을 못한 것입니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부분입니다.
나머지 이야기들은 영상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빨리 시황을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중대해 미국 여행을 중지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미국에 계속 있을지 한국으로 들어갈지는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