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일지

38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by Jeremy Yeun

브런치 독거일지가 곧 2주년인데 올해는 딱 3번 밖에 못 썼네요. 본사 생활이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고(ㅋㅋㅋ) 사람들도 좀 만나러 다니고 그래야 글감이 많아질텐데 정말 독거 회사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간만에 7시에 퇴근해서 집 청소 좀 하다가 시간이 남아 후딱 쓰고 저는 자러갑니다. #만성피로


DSC_2760.jpg 런던 영국 2017



1. 예전엔 결혼을 하면 안정적이고 미혼은 불안정적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미혼들도 나이가 들고 사회에서 자리 잡고 하다 보니 안정이라는 게 자연스레 생기는 것 같다. 때론 결혼하고 쥐어짜이며 아이들에 치이고 남편, 와이프에 치여사는 모습이 불안정하게 보일 때가 많다. 슬슬 이혼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와이프와 불화로 이혼을 고민하는 친구들, 집에 일찍 퇴근하면 별로 좋은 소리를 못 들으니 오래오래 사무실에 있다가 집에 들어가는 부장님.... 결혼생활을 행복이라고 애써 표현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솔직하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2. 해가 갈수록 사람들은 말한다. 결혼은 굳이 안 해도 될 거 같아. 나이고저, 재산의 차이 그리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3. 그러나 우리는 결혼을 강권하는 사회다. 결혼이 혼자 사는 것보다 낫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아들 딸 잘 낳아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로망이다. 그런데 그게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문제다. 자신도 결혼 생활에 허덕이는데 남에게 권하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


20170505_151450_HDR.jpg 계림 중국 2017


4. 독거는 이 나이 되도록 혼자 살지만 결혼을 강권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독거로 사는데 필요한 것은 자족할 줄 아른 삶과 경제력이다. 혼자서도 잘 놀고 외롭지 않고 잘 산다면 독신의 은사(?)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혼자 연금 잘 붓고 돈 잘 모으는 머리가 있거나 아니면 넉넉하게 잘 벌어 잘 모으는 것이 필수다. 물론 어느 여성 일본인의 에세이 '퇴사하겠습니다.'처럼 적게 벌어도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지출에 내 레벨을 맞춰 '만족'하는 스킬이 있으면 더더욱 좋다. 나는 모두가 솔직했으면 좋겠다.


5. 일전에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애국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독거는 해외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어 나라에 들여온다. 외화를 버는 것이다. 그 수익의 22%는 양도세, 즉 세금으로 낸다. 주식 1억 투자에 5천만 원 수익을 냈다면 그중 20%인 1천만 원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이 돈은 각종 사회보장혜택과 사회 인프라 건설, 공무원 월급과 선진 농어촌 건설에 쓰인다. 부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부동산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별짓을 다하지만 독거 같은 유리지갑들은 주식에서 벌어도 빼도 박도 못하고 5월마다 세무서에 조공을 바쳐야 한다.


6. 예전에 어느 친구가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가계는 가난해지고 나라는 부유해진다.'라고 했었다. 정확한 이야기 같다. 적어도 서울에서 아이를 셋 이상 낳는 것은 부의 상징이다. 그게 아니면 정말 부모는 피땀을 흘려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외벌이는 거의 불가능한 듯싶다. 모 차장님 왈 '예전엔 다둥이 공제가 컸었는데 낳으니까 나라에서 다 없어 버렸다니까!!!' 그게.. 박근혜 정권 때 다 없애고 줄였다고 한다. 대통령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뽑았더군... (중략)




DSC_7928.jpg 발렌시아 스페인 2016



7. 여자들도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이든 관계에 있어서든 그렇다. 그저 20대~30대 젊을 때 하고 싶은 대로 살고 남자가 해주는 대로 응응하고 먹여주는 대로 살다가 사회와 맞닥뜨리게 되면 미숙함을 보이게 된다. 본인에게도 좋지 않고 민폐다.


8. 미모는 3년 간다는 조선시대의 말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보면 40대인데도 20대들이 눈이 휘둥그레 해질 정도로 관리를 잘한 여성분들이 많다. 그래도 예전엔 나이가 받쳐주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지. 원판 미모는 3년이 아니라 30년은 가는 것 같다. 50대까지는 주욱 가는 것 같다.


9. 그래서 독거는 미인과 결혼하고 싶다. 여성분들도 미남과 하길 바란다. 훈남 훈녀면 좀 못해도 용서가 되는 거 같아...


DSC_6833.jpg 오사카 일본 2014



10. 정말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니 어르신들 조언이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11. 요즘엔 퇴사하면 다 죽는다던데 솔직히 그렇지도 않다. 예전에야 평생직장을 개꿈 꾸다 준비 없이 4~50대에 잘리면 마땅히 할 게 없어 프랜차이즈 요식업 하나가 망하기 부지기수였지만 지금은 똘똘한 2~30대들의 작은 성공이 적지 않다. 그러나 기성세대들은 이들의 작은 성공을 인정하지 않더라. 어른들 이야기도 가려가며 들어야 한다.


12. 기득권 층이 점점 부를 셰어 하려 하지 않지만 젊은이들도 점점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잘만 적응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커넥티드 된 세상에 봉이 김선달 되기도 딱 좋다. 나는 마윈 같은 사람의 성공 요인을 헝그리와 도전 정신, 그리고 공산당의 비호로 보지 특별한 IT적인 능력이나 사업 수완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20170128_101134.jpg 파리 프랑스 2017


13. 여전히 매스컴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감언이설을 한다. 그만큼 선동적인 말이 있을까?
재능도 없는데 바둑을 두고 축구를 하는 것은 실력도 없는데 고시를 10 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생을 허송하기 딱 좋다.


14.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 맞다. 그것이 바로 적성이다. 때론 좋아하는 것은 시시각각 혹은 나이를 먹어가며 변한다. 속지 말라! 인도의 '세 얼간이'라는 영화 마지막의 말이다. '재능을 따라가라, 그리하면 성공할 것이다!'


14. 욜로도 마찬가지다. 파산하기 딱 좋다. 열심히 연금펀드 부으면서 여행을 다니지 않으면 나이 들어 길거리 폐품 쟁탈전에 뛰어들어야 한다.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젊어서 고생하며 여행 다니는 것이 맞지만 역시나 열심히 벌어 모으기도 병행해야 한다. 독거가 영등포, 동대문, 서울역, 구룡마을 등 절대빈곤 속에서 사는 이들을 위문 다녀보니 그렇다. 노후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것 같다. 독거가 국민연금을 받아야 할 2065년, 그 10년 전인 2055년에 이미 국민연금은 고갈이 될 것이라고 한다. 모자라는 것은 나라에서 보전해주지도 않을 거라니 깝깝하다. 굉장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우리는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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