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지난 4월 이후로 처음으로 독거일지를 써봅니다. 아직도 안 잘렸구려... 요즘은 브런치 작가 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이제는 완전 가려서 받는 모양인지 떨어져서 슬퍼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군요. 뭐든 줄을 잘 서야... 암튼 회사에서 낙서한 글이 이렇게 브런치로 갈 줄이야.
30대 초반에서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여자들은 결혼을 하기 위해 지나간 남자들을 수줍게 찔러볼 때가 있다. 전 남자 친구에게 연락하거나 전에 소개팅했던 사람, 전에 알던 오빠나 그 외에 여러 스쳤던 대상들. 오랜만에 뜬금없이 연락이 와서 밥을 먹자고 하던가 혹은 연락을 하게 끔 꼬리를 친다. 페친 신청도 그중 하나 ㅋ
만나서 여러 가지를 체크해보는 것이 눈에 보인다. '돈 얼마나 모았어?'라고 대놓고 물어보지는 않지만 재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묻기도 하고 예전이었다면 묻지 않았던 것들을 넌지시 묻곤 한다. 이야기 중간에 살짝살짝 껴서 여우같이 물어도 다 보인다... ㅋㅋㅋ 특히 집이 있으면 재산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부분이 부채라도 그 부채를 일으키는 것도 능력이니까. (집 욕심도 없고 빚도 싫어하는 독거는 평생 혼자 살 팔자. 차 욕심만.....)
나를 품어줄 남자를 만나려고 여우같이 그러는 것이 머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모습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조선시대나 중세처럼 백마 탄 왕자가 나를 선택하길 기다리는 시대도 아니다.(기다리다가 백발마녀 된다...) 백마 탄 왕자보다 백마 탄 환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인생에 있어서 결혼만큼 중요한 것도 별로 없다. 여자 같은 경우는 결혼으로 인생이 확 바뀌는 것이 허다하지 않나? 남자보다 더 그렇다.
그러나 두 남녀는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니 이 사람이 많이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알던 그 오빠가 아니네... 세상 물도 좀 먹고 거리감도 느껴지고... 그땐 우리가 순수했는데 말이지. 그리고 그때보다 잘 나간다.... 혹은 이 오빠 배도 나오고 아재 다 되었구나. 역시 연상도 적당한 연상이 좋아. 아니면 내 어장 관리남 중에서 나 좋다는 연하남... 걔나 만나볼까? 근데 연하남이 연상남 만나면 바람피운다는데 그것도 좀 걱정되고...
남자들 같은 경우에는 오랜만에 그전에 좋아했던 처자를 만나게 되면 뭔가 불이 붙기보다는 조금은 늘어난 주름이나 나의 무뎌진 감정, 높아진 눈으로 인해 내가 왜 그랬을까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나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다. 전에 연인이었다면 헤어졌던 그 이유, 그 쓴 뿌리가 다시 보이게 될 것이고.
'역시 안될 인연은 안되는구나.'
십중 팔구는 이럴 것이다. 오랜만의 조우가 결국 소개팅이 되고 선 자리가 된다. 뭔가를 계산하는 그런 자리가 되면 인연이 만들어지기 힘들다. 소개팅 많이 해봐서들 알지? 잘 되던?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은 터벅터벅 아쉬움. 난 과연 언제쯤 백마 탄 왕자를 만나게 될까? 나이도 차고 출산이 부담스러운 나이도 가까워지는데...
어쨌든 결혼에 대한 의지가 있는 여자들은 어떻게든 결혼에 골인한다. 미모와 능력이 좀 되면 그 시기가 단축된다. 머 그게 되면 이미 남자들에게 입도선매가 되었기 때문에 추억의 옛사람을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남자들도 대단한 게... 어떻게든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어 결혼을 한다. 독거가 있는 부서는 직원 35명 중 여성이 30명인데 2명 제외하고 모두 결혼했다. 여자가 어느 정도 되는 대기업에 다닌다 싶으면 나이 찬 남자들은 대시를 하나보다. 별 고민도 없나 보다. 확실히 남자들은 현실과 이재에 밝다. 점점 약아지기도 하지.
혼인율과 출산율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단다. 독거도 일조를 하고 있긴 한데 이제 그만 놀고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들보다 걸음이 늦던 아가는 결혼도 이렇게 많이 늦다. 부모님께 별다른 속을 썩이지 않던 아들이었는데 마흔이 가까워지도록 아직 안 해서 죄송한 것은 있다. 물론 내 인생은 내가 살지만 말이지. (오늘은 글이 좀 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