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증권사 싱글남의 여피스런 일상다반사
계정이 없어질까 봐... 작년 7월 이후로 글을 올려봅니다. 그 사이에 페북에는 백만 개의 글을 올렸는데 그거 올릴 때 같이 좀 올릴 걸;; 그 사이에 여행은 많이 다녀서 사진들은 풍성해졌다.
[독거 관망 일지 - 코로나 이후의 삶은 정말 확 달라질까? ]
코로나 이후의 언텍트 세상에 대한 담론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내용들은 정말 똑같다. 복붙 한 느낌. 이런 글들은 미국이 타격을 입은 3월부터 나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뒷북이 심하다 싶을 정도. 이걸 또 공유해서 올리는 페친들도 많기도 하다.
근데 나는 잘 모르겠다.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여행을 이제 안 간다거나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지 않거나 하는 무슨 무슨 포비아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이야기는 코로나가 한창일 때부터 해왔다.
근래 들어서 그 증거로 '보복적 소비'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이 여행을 못 가니 여윳돈으로 백화점에 가서 소비를 마구 하고 있다. 명품 소비도 급증했다고 한다. 루이뷔통 티파니 등은 이때를 노리고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까지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물론 마스크 같은 것을 비상약처럼 구비하는 것 같은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3~400원짜리가 4천 원이 되어도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게 '늘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일본인들처럼 쓰고 다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이번 코로나 기간 중에 마스크를 산적이 없다. 가격도 비쌌기도 했지만 예전에 황사 대비로 사둔 것도 있고 회사에서 스무 장 정도 나온 것도 있다. 자차로 출근도 그렇고... 그래서 회사에서 엘베 탈 때나 썼으니 하루에 10분도 안 썼을 것이다. 이걸로, 한 장으로 주 5일을 버텼다. 물론 지하철로 출근하는 가장들은... 가족 들것도 챙겨야 하고 지하철이니 매일 갈아 끼워야 하고... 고생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집안에 노인들이라도 있으면 더더욱 그랬겠지.
나는 이번 코로나 사태는 금방 지나갈 것으로 봤다. 그런데 다 한국 같지는 않은 것이 문제였다. 정말 생각보다 미국이 대처를 못했다. 유럽도 엉망이었다. 다들 초반엔 더운 국가들은 의료 인프라가 후져도 바이러스 대처가 괜찮을 것으로 봤다. 암튼 선진국들의 대처가 한국 수준이었다면 지금 락다운의 부분해제도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구 사이즈에 비해서도 계속해서 터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길게 가면 일시해고도 영구 해고가 되어버리면 정말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사이즈 다운도 따라올 수밖에 없게 된다. 워런 버핏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 같다. 그러니 처음에는 델타항공 등을 추가 저가 매수했지만 미국 당국의 대처가 생각보다 형편없다 보니 항공주 전량 손절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경제 사이즈가 코로나 전까지 이르는데 가을 겨울이면 되는 게 아니라 해를 넘기게 될 수밖에 없게 된 형국이다.
물론 이러한 전통산업은 타격이 있지만 언텍트와 관련된 산업의 가속화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고용은 형편없다. 언택트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인플레 효과도 있게 된다. 온라인 쇼핑 산업 비중이 1% 올라갈수록 물가는 0.2%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마존을 사용할수록 물가상승은 요원해지는 것이다.
3월 나도 매일 야근하면서 달러 구하느라 죽을 뻔했다. 마려운데 화장실을 못 가고 일을 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금과 엔화까지 던져버리고 미국채까지 던져버리며 유동성을 찾는 것은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진저리가 났을 것이다.
달러의 가치는 오히려 점증하고 있다. 무소불위와 같다. 세상은 달러냐 아니냐로 나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까? 역사를 보면 흥청망청하던 민족은 결국에는 망했다. 업무를 하다 보면 마이나스인 유로와 엔화... 여기에 돈을 넣어두면 매달 돈을 빼간다. 여기에 달러까지 가세했다. 기준금리가 0%대로 주저앉은 3월부터 달러를 유럽에 넣어두면 fee를 뗀다. 해외채권 결제와 해외선물은 유럽 비중이 높다 보니 돈을 유럽에 있는 어카운트에 쌓아두게 되어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 결론은 기축통화는 물론 가장 글로벌화된 통화를 가지고 있으면 돈을 떼 가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통화의 문란함이 낳은 결과다.
하지만 달러가 지금과 같이 도전을 받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달러로만 돌아가다 보니 이에 대한 반발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심해졌다. 각국은 달러 송금을 담당하는 swift를 넘어서는 결제기구를 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전 세계의 리테일 결제의 50%가 비자와 마스타로 이뤄졌지만 이미 유니온 페이가 마스타를 누르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원유 결제는 달러지만 부분적으로 유로와 위안화로도 결제되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러가 패권자의 위치에서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 세대까지는 달러가 기축이겠지만 이게 내가 50대가 되었을 때, 60대가 되었을 때 또 다를 것이다. 코로나도 이 변화에 촉매가 되었음을 부인 못할 것이다. 그 자리를 나머지 통화들이 차지하려 하겠지만 브렉시트의 유로나 침몰하는 엔화보다는 위안화가 낫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하지만 20년마다 돌아오던 전염병이 10년을 주기로, 다시 5년을 주기로 점점 짧아져 다가온다. 이것 때문에 우리 인류가 일상적으로 하던 생활을 안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그때도 락다운이나 주식시장의 폭락은 반복될 것이라 대비는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학습효과로 인해 회복은 빠를 것이다. 마스크는 환자들이나 쓰는 것이라는 객기도 유럽인들은 안 부리겠지.
다들 여행을 열망하고 있고 재택근무자들도 속속 돌아오면서(노처녀 차장도 돌아오면서) 회사가 굴러가고 있다. 그간 작년에 사둔 마스크가 다 떨어져 만 오천 원을 주고 50개들이를 샀다. 마스크 가격도 내려오듯 우리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언택트가 아닌 콘택트 하며 지냈으면 싶다. 크루즈 재개 예정이라던데 예매자가 폭발했다고 하는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