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부실채권 2500억원 소각..교보만 2천억, 왜?[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기관 등의 소멸시효완성채권이 소각됐다. 총 규모는 27조원인데, 이 중 보험업계가 소각한 금액은 2519억원 가량 된다. 이런 가운데, 보험업계가 소각한 규모의 80 이상이 교보생명(2043억원)이 소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해에 내부 결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2000억원 가량의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는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소각 여부를 각 사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윤경 국회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생명보험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소각한 소멸시효완성채권 규모는 2519억원(2만 983건)에 달했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금융회사가 채권 추심을 포기한 채권을 말한다. 시효는 상법상 5년이지만, 금융사는 소송이나 추심 등을 통해 언제든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살아있는 빚으로 부활시킬 수 있어 15년, 25년으로 시효가 연장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채권을 소각하게 되면 빚이 부활되지 않는다. 보험사 전체 총액 중 가계대출채권의 소각 규모는 1302억 8000만원(2만 716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기업대출채권 758억 4000만원(104건), 개인사업자 대출채권이 457억 8000만원(163건) 순이었다. 보험사별로 보면 교보생명의 소멸시효완성채권 소각규모가 2043억 1000만원(1만 2982건)에 달해 전체의 81 이상을 차지했다. 가계대출채권이 935억 5000만원(1만 2751건), 기업대출채권 681억 4000만원(93건), 개인사업자 대출채권 426억 3000만원(138건) 등이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장기연체로 신용불량상태인 채무자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작년에 내부적으로 채권 소각을 결정했다”며 “소멸시효가 지나 법적으로 추심이나 강제집행 등의 효력이 없는 채권을 굳이 보유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생명이 138억 2000만원(1573건), 삼성화재 119억원(3047건), 한화생명 109억 4000만원(2506건), 미래에셋생명 55억 9000만원(610건), 흥국생명 40억 9000만원(109건) 등이었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금액이 대부분 5억원 미만이었고, 현대해상,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동양생명 등은 해당 기간 중 소각 실적이 없었다. 보험사마다 채권 소각 실적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금융당국이 이번 부실채권 소각 결정을 업계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다보니 교보생명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각 실적이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가 보유 중인 소멸시효완성채권에 대한 소각 결정은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번 부실채권 소각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했고, 서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보험사들을 비롯한 민간 금융사들이 적극 참여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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