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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투자왕’ 농협금융, 교육청 금고 대다수 차지

by 정재혁
8822_9788_40.jpg (사진=NH농협은행)


[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NH농협은행이 지난달 ‘탈석탄 금고’를 공식 선언한 서울시교육청의 금고로 재지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농협은행의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가 국내 금융기관 중 석탄산업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탈석탄 금고’를 선언한 교육청 11곳 중 서울시교육청을 제외한 9개 교육청의 금고를 맡고 있다. 이들 9개 교육청 금고의 계약 만료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어 농협은행의 금고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4일 ‘금고지정 공고’를 통해 농협은행을 차기 금고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총점 871.46점(900점 만점)을 기록해 2위인 국민은행(857.80점)을 제쳤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예산 규모는 10조 847억 원이다.


농협은행의 금고 선정 소식에 금융권 내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금고 선정 시 석탄산업에 투자하지 않기로 선언한 은행을 우대키로 밝힌 바 있는데, 정작 선정된 농협은행이 속한 모회사(농협금융지주)가 국내 금융기관 중 석탄산업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곳이기 때문이다.


기후솔루션이 지난해 1월 발간한 ‘국내 공적 금융기관의 국내외 석탄금융 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국내 석탄발전회사에 총 4조 2616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국민연금공단 등 9개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농협은행은 이번 서울시교육청 금고 수성으로 일단 한숨 돌렸으나,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당장 내년부터 ‘탈석탄 금고’를 선언한 교육청들의 금고 재지정이 예정돼 있어서다.

8822_9789_545.jpg 2020년 교육청별 예산 규모.(사진=지방재정365)


지난달 ‘탈석탄 금고’를 선언한 교육청은 서울·부산·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충북·충남·전남·경남 등 11곳이다. 이 중 농협은행은 부산시교육청(부산은행)을 제외한 10곳의 교육청 금고를 맡고 있다.


내년에 금고 재지정이 예정된 교육청은 경남도교육청(올해 예산 5조 4850억 원), 인천시교육청(4조 2022억 원), 충남도교육청(3조 6143억 원), 충북도교육청(2조 7242억 원), 대전시교육청(2조 2397억 원), 울산시교육청(1조 7646억 원) 등 6곳이다. 이들 6곳의 올해 예산 규모는 약 20조 원에 달한다.


이밖에 세종시교육청(7611억 원)은 2022년, 전남도교육청(3조 8743억 원)과 광주시교육청(2조 2373억 원)은 2023년에 금고 계약이 만료된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도 부담이다. KB금융은 지난달 27일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탈석탄’을 선언하며 금고 확보 경쟁에 불을 지폈다. 서울시교육청 금고 경쟁에서 패배한 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향후 두 금융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탈석탄을 선언한 지자체 및 교육청이 56개 정도인데, 앞으로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금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탈석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ttp://www.l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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