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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함영주 부회장 재판 3월로 연기...왜?

by 정재혁

‘피의자 방어권 보호’ 변호인 주장 받아들여..함 부회장, ‘법률리스크 해소’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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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뉴스 정재혁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채용비리’ 1심 재판이 3월로 연기됐다. 재판이 시작된 지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결론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재판이 끝난 우리은행과 2심 진행 중인 신한은행과 비교하면 상당히 더딘 셈이다.


재판부는 이를 의식해 내달 초 1심 재판을 마무리 짓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검찰 측도 이에 동의했으나, 피의자 ‘방어권 보호’를 주장하는 변호인 측의 등쌀에 못 이겨 재판 일정을 또다시 연기한 모양새다.


차기 회장이 유력한 함 부회장 입장에선 이번 재판 연기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회장 후보가 되는 이른바 ‘법률리스크’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오늘(27일)로 예정돼 있던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일정이 오는 3월 24일로 연기됐다. 당초 재판부는 내달 5일을 결심 공판으로 정하고 매주 공판기일을 여는 등 재판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재판부가 뒤늦게 재판 일정을 서두른 이유는 타 은행 채용비리 재판보다 진행이 상당히 뒤처져 있어서다. 하나은행 채용비리 첫 재판은 2018년 6월에 시작돼 이미 2년 6개월이 지났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행장이 2019년 1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같은 해 6월 2심에서 징역 8개월로 감형돼 9월 형기 만료로 석방됐다. 신한은행 재판도 지난해 1월 1심 판결이 났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 진행에 속도를 내던 재판부에 제동을 건 쪽은 함 부회장 변호인 측이다. 변호인 측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범행 공모 관련 공소사실이 특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발했다. 서증조사나 증인신문 등 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2월 5일까지 재판을 끝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변호인 측 주장에 검찰 측은 “재판 지연이 의심된다”며 반박했다. 공모에 관한 공소사실은 증거 바탕으로 최대한 확정했기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었다.


결론적으로 재판 일정이 3월로 연기되면서 재판부가 함 부회장 변호인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아울러, 2월 법원 인사가 예정돼 있어 만약 재판부가 변경될 경우 재판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재판 연기로 인해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 등극에 있어 큰 법률적 리스크를 덜었다고 보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대내외적으로 보기에 상당한 후보 결격 사유가 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1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함 부회장 측은 이번 재판 연기로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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