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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이즘: 해체와 알고리즘의 무작위성

해체와 알고리즘의 무작위성

by jeromeNa

복권이나 게임, 도박 등은 무작위이다. 복권 번호는 무작위로 뽑히고, 주사위를 던질 때 어떤 수가 나올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무작위성을 ‘난수’라고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의미다. 실생활 곳곳에 ‘난수’는 항상 존재한다.


자연도 ‘난수’에 해당한다. 날씨가 언제 바뀔지도 모르고, 바람이 언제 불지도 모른다. 나무나 풀이 어디에서 나올지도 모르고, 벌이나 곤충이 어디에서 날아올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난수’이다. 다시 말해, 세상은 ‘난수’로 돌아가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생각해 보자. 게임이 계획된 대로 진행된다면 지루해진다. 마치 타임슬립하듯이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게임을 생각하면 된다. 일상도 타임슬립처럼 진행된다면 상당히 지루한 일상일 듯하다. 게임에서 ‘난수’는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 어디에서 어느 몹이 나올지 알 수 없어야 하고, 매번 같은 수치의 타격이 아닌 범위 안의 무작위로 타격 수치가 일어나야 재미성이 올라간다.




프로그래밍은 정형화된 흐름과 데이터, 수치로 진행된다. ‘난수’란 있을 수 없다. 프로그램상에서 ‘난수’가 발생하면 오류에 해당한다. 하지만 게임과 같이 의도적으로 ‘난수’를 발생할 때가 있다. 프로그램에서 ‘난수’는 알고리즘이 만든 가짜 난수(pseudorandom)를 만들어 무작위처럼 보이게 만든다.


import java.util.Random;

public class RandomNumberExample {
public static void main(String[] args) {
Random random = new Random();

int randomNumber = random.nextInt(100); // 0부터 99까지 난수 생성
System.out.println("생성된 난수: " + randomNumber);
}
}


Random을 사용해서 100 이내의 무작위 난수를 만드는 코드이다. 이를 좀 더 응용하면,

import java.util.Random;
import java.util.HashSet;
import java.util.Set;

public class LotteryNumberGenerator {
public static void main(String[] args) {
Random random = new Random();
Set<Integer> lotteryNumbers = new HashSet<>();

while (lotteryNumbers.size() < 6) {
int number = random.nextInt(45) + 1; // 1부터 45 사이
lotteryNumbers.add(number);
}

System.out.println("이번 주 랜덤 복권 번호는: " + lotteryNumbers);
}
}


로또 645와 같은 복권 번호 생성기를 만들 수 있다. - HashSet은 중복 번호를 방지한다. -




1916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 한복판, 스위스 취리히에서 독일, 프랑스, 루마니아 등지 출신 망명 예술가들이 모여 카바레 볼테르라는 클럽을 만들고 즉흥 공연과 선언을 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여기에서 "다다(Dada)"라는 이름 없는 혁명을 시작했다.


다다는 기존의 모든 규칙, 전통, 의미 체계를 부정하고, "무의미야말로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이라고 선언한다. 즉, 전통적 의미와 질서에 대한 불신에서 태어난 반예술(Anti-Art) 운동이다.


다다이스트들에게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이나 질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혼돈, 우연성, 비합리성을 통해 새로운 창조 방식을 탐구하고자 했다.


AD_4nXer9j0I81rdExXej45P9u4dAg8EHpeQZ_t5CWaI33rCp7wlR0GSmwF7Y37DabzcfyMVhkOB5o21rnafmkrWcLERejlwLyjhK5RSs4JwnVb-r4AT4gr5j8JOUbvgxUJsBwV1F1i7Kg?key=GdOjhPNd0mJvh694QQNh9_nX 장 아르프, <우연에 의한 구성>, 1916–1917, Paper collage on paperboard, MoMA


장 아르프는 우연성과 유기적 추상의 시초로 불린다. 위의 <우연에 의한 구성 (Collage with Squares Arranged according to the Laws of Chance)>은 종이 조각을 공중에 던지고, 떨어진 그대로 붙여, "의도"를 배제하고 "우연"을 창조의 동력으로 삼았다.


AD_4nXftSa96kaBDKpTaD2iY225wC433XZa0VmYSc2QklO_ALy5dwts3dVyZb4d_TuLa5mT10IoAkXfIM85Qpjz-2w5YncKwXxj_Oj0xSchz4NGzQbhNAl8nSmdIYvFdnZWanv7zgExZnQ?key=GdOjhPNd0mJvh694QQNh9_nX 한나 회흐, <잘린 칼집과 부츠>, 1919–1920, Photomontage: newspaper cuttings, collage, 베를린 국립 미술관


한나 회흐는 포토몽타주의 선구자이며, 사회비판적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잘린 칼집과 부츠 (Cut with the Kitchen Knife Dada through the Last Weimar Beer-Belly Cultural Epoch of Germany)>는 신문 사진 조각을 이용해 정치·사회 풍자를 전개하고 있다. 당시 바이마르 공화국의 문화적 부패와 권위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다다이즘의 예술가들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의미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 없는 질서를 시도하는 창조적 파괴를 꿈꿨다.




1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으로 시작된 다다이즘은 인간 이성의 질서를 부정하고 의미 없는 우연을 창조의 중심에 놓은 최초의 예술운동이었다. "의미란 우리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세계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처럼 다다이즘은 기존의 의미를 해체하고 무질서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난수’ 또한 통제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가능성과 질서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새로운 구조가 탄생하고, 시스템이 다양성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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