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세금 신고부터

고단한 세금 신고

by jeromeNa

부가가치세 납부 통지 문자가 날아왔다.


개인사업자는 1년에 2번만 신고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4월은 예정신고 기간이라 개인사업자는 해당 없고, 7월에 확정신고를 하면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4월에 신고하라는 문자가 왔다. 국세청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예정신고(4월, 9월)는 법인만 해당하고, 개인은 확정신고(1월, 7월)만 하면 된다고 나와 있었다.


의아했지만 문자가 왔으니까 일단 예정신고를 하고 납부했다.




7월에는 문자가 오지 않았다. 예정신고를 했으니 이번엔 넘어가고 9월에 하면 되겠거니 안일하게 생각했다.


8월에 가산세 포함 부가세를 내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친절하게도 미신고 후 1달 이내엔 가산세 50%를 감면해 주겠다는 내용까지 포함해서. 7월에는 아무 문자도 없었는데 말이다.




개개인이 알아서 챙기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면 7월에는 왜 안 보냈을까? 그리고 4월에는 예정신고라 개인사업자는 해당 없는데 왜 문자를 보냈을까? 아무리 좋게 생각해 봐도 이상했다.


7월에 부가세를 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 문자가 없어서 4월에 낸 걸로 끝난 줄 알았다. 억울했다. 원하지도 않은 가산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내야 하니까 홈택스에 들어가 '부가가치세 일반신고(미신고 이후)'를 선택해서 신고를 진행했다. 가산세 입력 부분이 있어서 클릭하니 가산세를 직접 입력하는 항목이 나왔다. 설마 하고 자동 계산 입력을 찾았지만 없었다. 정말 내가 직접 가산세를 계산해서 넣어야 하는 거였다.


가산세 항목도 여러 가지라 헷갈렸다. 어떤 항목에 뭘 넣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도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가산세 비율만 이야기하고, 어디에 뭘 넣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블로그나 회계사, 세무사 사이트에도 이런 '간단한' 항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미신고분 금액란에는 계산된 납부세액을, 옆 세액란(모바일에서는 아래에 있다)에는 납부세액의 20%를 입력했다. 단, 1달 이내라 50% 감면한 세액을 넣었다. 이것만 넣고 저장을 눌렀더니 미납금 가산세도 입력하란다. 미납금 금액란에는 미신고분에서 계산된 세액을 넣으면 자동으로 세액이 산출된다. (이건 또 왜 자동으로 산출되는 걸까?)

- 참고로 미신고분 세액 자동 산출은 PC에서만 된다. 모바일은 안 된다. -




맞게 계산한 건지 모르겠다. 그냥 회계사, 세무사 사무실에 기장을 맡기면 되지만, 개인사업자를 시작한 입장에선 이 비용도 아까운 금액이다(고정비니까).


신고를 완료하고 모바일로 납부를 진행했다. 지로앱이 열렸다. 납부 방법을 선택하고 계좌번호를 입력해서 납부를 클릭했다. 인증을 하라고 나왔다. 금융인증서로 인증하니 오류가 났다. 해당 은행 앱을 열어 금융인증서를 갱신했다. 다시 시도했다. 또 인증서 오류가 났다. 이 작업만 30-40분이 지나갔다.


앱을 다 내리고 지로앱을 다시 열었다. 로그인이 자동으로 됐다. 국세 납입을 진행하니 바로 납부가 완료됐다. 손택스(홈택스의 모바일 버전)에서 링크로 지로앱을 열었을 때는 로그인이 제대로 안 되는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세금 신고하고 납부까지 3-4시간이 걸렸다. 할 일도 많은데, 사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해외 인증 프로세스는 기업에서 책임지고 진행해서 고객에게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기업보다 고객에게 인증 책임을 지우려고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한다'라고.


맞는 말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고객에게 인증 책임을 지우는 거다. 아직도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은 많게는 6개 이상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한다. 정말 이 프로세스밖에 없는 건지, 고객이 아무 프로그램도 설치하지 않아도 기업 서버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는 없는 건지, 아니면 그럴 의지조차 없는 건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