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Mindfulness)의 중요성은 사방에서 강조되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아리송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마인드풀니스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알아차림’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알아차린다는 것일까.
이 개념을 정면으로 설명하려 하면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반대로 마음 안챙김, 즉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태’를 먼저 떠올려보면 이해가 조금 쉬워진다.
자, 이런 상황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내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 “신입보다 못하다. 기본도 안 되어 있으니 이런 실수를 하는 거다.”라고 지적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고,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라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도망치듯 계단실로 나가 벽을 주먹으로 한 대 내리친다.
그 이후로는 일에 전혀 집중할 수 없고, 퇴근 후에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몹시 불쾌해진다. 그저 이 상태를 가라앉히고 싶다는 생각만 남는다.
결국 혼자 배달음식에 술을 마시게 되고, 기분이 풀릴 때까지 마시다 보니 과음하게 된다.
다음 날 상담사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묻자 “아 몰라요. 몰라. 물어보지 마세요. 그냥 짜증났어요.”라고 대답한다.』
이것이 마음 안챙김, 즉 안 알아차림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알아차림이 없었던 것일까.
우선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상사의 말에 자존심이 상했고, 도망치듯 자리를 피한 행동을 보면 수치심이 먼저 올라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 수치심을 느끼기도 전에 곧바로 충동으로 넘어가 버린다. 결국 남은 것은 “못 견디겠다”, “여기서 벗어나야겠다”는 감각뿐이고, 기억에 남은 감정은 “짜증났다”는 말 한마디뿐이다.
두 번째는 감정과 행동 사이의 간격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했고, 감정을 알아차린 뒤 행동한 것이 아니라 감정에 끌려가듯 움직였다.
세 번째는 감정을 느끼고 견디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그 감정을 어떻게든 없애는 데에만 에너지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무엇을 느끼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이 불편한 상태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결과 술로 이어졌고, 멈춰야 할 순간 역시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과음하게 되었다.
네 번째는 “기본도 안 되어 있다”는 말이 이 정도로 크게 와닿았다는 점이다. 이는 마음 한편에 이미 “나는 무능하다”는 오래된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생각과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며 뭔지 알 수 없는 덩어리처럼 마음을 점령했지만, 그 과정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것이 안 알아차림이다. 감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 속에 완전히 잠겨버린 상태다. 조금 고급스럽게 말하면, 관찰(Observe), 기술(Describe), 참여(Participate) 어느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알아차릴 수 있다면, 마음챙김을 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첫째, 복잡한 감정을 다루기가 훨씬 쉬워진다. 아주 복잡한 상황에서 스스로도 무엇을 느끼는지 잘 모를 때, 누군가가 그 감정을 하나씩 풀어 설명해주고 공감해준다고 가정해보자.
“그때 화도 났겠지만, 그 아래에는 창피한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예전에 겪었던 비슷한 창피한 기억까지 떠올랐다면 그 순간이 더 견디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라는 말과,
“아, 짜증났구나.”라는 말 중 어떤 쪽이 더 마음을 편하게 만들까.
대부분은 전자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둘째, 마음챙김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반대 행동하기’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감정과 내가 한 몸처럼 느껴질 때는 감정이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창피한 나, 화가 난 나, 그리고 이 상황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각각 구분되어 느껴지기 시작하면 감정과 나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그 거리만큼 선택의 여지도 생긴다.
창피해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더라도 “지금은 도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능해지고, 차분하게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그동안 해온 일들에 비해 말씀이 심하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중, 힘든 상황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래서, 마음챙김은 감정을 없애는 연습이 아니라,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가는 연습이다. 동시에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연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