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오로빌에 방문했을 때,
나는 휴양지에서 쓰는 챙이 넓은 모자를 가져와서 쓰고 다녔어.
양산도 들고왔었는데,
모자든 양산이든 쓰고 다니는 사람이 나 뿐이라
도저히 양산까지 쓸 수가 없었지.
그 땐, 왜 이렇게 따가운 햇볕에 모자나 양산을 안쓰지? 하고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지.
대부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에
모자는 쓸 수가 없고 (날아가버려~)
대체로 바로 문 앞에 파킹하기 때문에 양산까지는 필요가 없더라고.
지난번에는 내가 주로 걷거나 릭샤를 이용해서 몰랐던거지.
다 이유가 있더라고.
서양 여자들이 주로 스카프를 머리와 목에 두르고 다니는걸 보며
안그래도 더운데 왜들 저런담? 하고 생각했지.
어느날인가 하루 둘러봤더니
땡볕에서는 그늘이 져서 훨씬 더 시원하더라고.
스쿠터를 타는 길에는 그늘이 없어서 햇볕이 따가운 지경인데
스카프를 두르니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는거야.
다 이유가 있더라고.
나는 여전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좋아서
이 날씨에도 아직 자전거를 타고 오솔길로 다니는데
가끔 만나는 인도 사람들이
정말 세상 느리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걸 봐.
주로 worker들로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인도사람들이 빠릿빠릿하게 일하는 걸 본 적이 없는 나는,
일하기 싫어서 저렇게 천천히 다니나?라고 생각했어.
이제 3월이 되고
그늘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지경이 되니 알겠어.
그들이 자전거를 천천히 달리는 이유.
빨리 달리면 자전거를 탈때는 시원하고 좋은데
내리자마자 땀이 비오듯이 쏟아져.
주로 집, 일터, 랭귀지랩, 친구들집만 오가는 나는,
땀 나면 옷갈아입고 샤워할 수 있지만
넘나 더울때는 안나갈수도 있지만
남편이 스쿠터로 데려다주기도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럴수가 있겠나.
땀 한번 나면 하루 종일 얼마나 찝찝해..씻지도 못하고.
이제야 알겠어. 그들이 천천히 달리는 것도
다 이유가 있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