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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욱 Feb 24. 2020

중국 성장 시리즈: 평화로운 초등생활의 마무리

EP 6: 국제학교 완벽 적응한 소년의 초등학생으로서의 마지막 2년

어느덧 국제학교 4년 차가 되어버린 11살의 소년은 두루두루 많은 국적의 친구들과 친해져 있었고 축구팀에도 완벽 적응했었기에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스펙터클 했던 1,2, 3학년과 달리 4학년은 매우 평화로웠고 소년은 공부에 흥미는 1도 없었기에 학업에 집중했다고 할 순 없지만 활동적인 성격 덕에 다양한 교내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행복하고 조화로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4학년은 아마 소년 인생에서 한국인 동갑내기를 가장 많이 알게 되었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한창 중국을 향한 경제적인 관심이 뜨거워짐과 동시에 다수의 한국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강행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가정들이 발령을 받아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 입성하게 된다. 하필 소년의 학교와 살고 있던 집이 한인타운 중심가에 위치해 있었기에 소년이 다니던 학교는 자연스럽게 다수의 한국 신입생들을 받게 된다.


주로 외국 친구들이랑만 놀던 소년에게 한국적인 느낌을 물신 품기는 신입생들의 입장은 결코 달갑지 않았다. 겉으로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지만 막상 만나면 왠지 모를 위압감에 눌릴까 봐 은근 걱정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이렇게 느끼는 건 소년만이 아니었고, 같이 1/2학년 때부터 알아왔지만 각자의 외국 친구들과 노느라 바빠 그다지 친해지지 못했던 또 다른 두 명의 한국 친구들이 있었다. 사는 곳마저 가까웠던 세명의 소년은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고. 학교에선 각자의 외국 친구들과, 방과 후에는 셋이 모여 놀이터에 가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대다수의 외국 친구들은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 거주했기에 자연스럽게 주말에도 세명의 소년은 서로의 집에 놀러 가 컴퓨터나 PS2로 당시 한창 유행했던 게임들을 하며 추억을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PS2용 택견 (왼쪽) &  컴퓨터용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오른쪽)


이렇게 평화로운 듯 그렇게 평화롭지도 않았지만 행복하고 소소한 추억을 남긴 소년의 4학년은 큰 사건사고도 없었고, 너무 평화로웠던 나머지 소년의 기억 속에는 두 명의 친구들과 논 기억의 조각들이 전부다.


이쯤 되면 알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친화력을 자랑했던 소년은 한 해가 지날수록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 시작했고 5학년은 해당 학교 캠퍼스에서 가장 높은 학년이었기 때문에 소년과 친구들은 본인들이 학교의 왕인 듯 마냥 속히 말해 '꿀릴게' 없다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약간의 변화를 거쳤던 평화로운 4학년을 지나 그보다 더욱 행복하고 조용했던 5학년도 별 탈 없이 보내게 된다.


추억과 경험 가득했던 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난 후, 소년은 드디어 6학년이 되어 중학교 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소년이 다녔던 학교는 1 - 5학년 & 6 - 12학년이 다니는 캠퍼스가 달랐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은 한없이 정들었던 집 근처 캠퍼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집에서 버스로 25분 정도 거리의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지는, 어색하고 생소한 캠퍼스로 입장하며 인생의 거대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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