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실에 주요 사람 한 사람이 바뀌니 모든 팀원들이 움직인다. 실장님이 오셔서는 전 팀원들이 각자 자기소개와 맡은 사업을 소개했다.
나는 고작 입사한 지 2주 정도 지난 신입 중 신입이기에, 적당히 말을 둘러대어 자기소개를 끝냈다. 오늘 마침 사원증이 나왔기에, 오늘 사원증을 받은 000입니다. 이제 저도 출입문 자유로이 할 수 있습니다.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지껄이며 대충 소개를 했다.
간단한 면담 이후 팀원들끼리 남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도 회사에 있기 힘들다는 소리들을 했다. 사무실에서는 다들 웬만하면 밝고 열정적이어서, 이런 이야기를 할 일이 없었는데 역시나였다. 뭐 말 안 해도 아는 사실이지만 생각만 하는 것과, 서로 나누는 것은 다르니까.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데, 어떤 분에게 '다들 힘들어하셨던 거군요.'라고 말을 붙이자, 그분이 게시판에 붙여진 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 포스터 보세요. 행복은 회사밖에 있다잖아요.'
평소에 자주 웃고 다니시는 분이라, 그분이 하는 소리니 더욱 신뢰가 갔다.
행복하기 위해 회사에서 버티고 돈을 벌어서, 회사 밖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거라며.
맞는 말이다. 너무 맞는 말이라, 종종 잊기도 하는가 보다.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내가 가치 있고,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직한 것이었는데
막상 이직해 보니, 회사는 회사다. 역시나 있기 싫고, 가기 싫고, 버티는 심정으로 이 악물고 다니는 곳.
인정받으려 노력하고 잘 보이려 애쓰는 게 싫지만, 결국엔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곳.
그게 싫어서 대충 다니기에는 또 다른 마음 한편에 존재하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과 욕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래. 회사는 회사지 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니 불행한 건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회사 밖에 있다.
그러니 너무 집착하지 말자 싶다. 어젯밤에도 자리에 누워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회사 바깥에서 회사 일을 생각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것도 없건만.
다시 다짐한 것은, 회사 이외에 퇴근 후 삶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겠다, 그걸 만들어야겠다였다. 회사에 너무 집중하고 집착하지 말고, 회사가 없이도 내 개인적 삶에 무언가를 생각하고, 집중하며, 즐거울만한 것 말이다.
당분간은 좀 쉬기로 했으니, 자리가 좀 더 정리되고 상황이 진정되면 앞으로 무언가의 것들을 찾아 재미있고 소소하게 살아봐야지.
행복은 회사가 아닌 내 마음속에 정답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