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울분에 빠져있다는 기사가 자꾸 머리에 맴돕니다.
울분에 차있고, 우울하고, 자살률은 청소년, 노인 할 것 없이 OECD 단연 1등입니다.
왜 이렇게 우리는 잘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죽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요?
"연구에서 '울분'은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의미하는데,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2%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 있었고, 이 가운데 9.3%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 MBC 아래 뉴스기사 발췌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30886_36438.html
어제는 회사 내 갑질로 화가 난 직원을 둘러싸고, 사무실 내 테이블에 직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우리가 고작 푼돈 몇 푼 벌겠다고 스스로를 갉아먹고, 갑질에 희생당해야 하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게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어째 살면 살수록 더 어렵고 복잡해진다고 말입니다. 오죽하면 몇 년 전 우스갯소리로 한국 사람들의 일생은 스카이캐슬로 시작해서 미생으로 이어지고, 죽어서는 신과 함께라고요. 평생을 경쟁, 노력, 열심 등 피 터지게 살아도 우리는 죽어서까지 평가받고 심판받아야 하냐고요 정말.
제가 쓰려던 이야기는 이런 한탄스러운 말이 아닙니다.
오늘 그냥 문득 허리디스크로 다친 허리를 부여잡고 출근하는데, 어제 속상해하던 직원과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참 불쌍하네. 다들 그래도 열심히 살잖아. 무언가 힘이 되는 말이라도 한마디 더 적어보자.'라고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울분은 아마 노력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는 박탈감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당신이 노력하고 있고, 노력하지 않은 것 같더라도 어쨌든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잖아요.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 점수는 20대, 30대가 가장 낮았고, 만 60세 이상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위의 기사에서도 말하듯, 우리 세대는 불공정한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사실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불공평하니까요. 그래도 공정한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보상이 와야 하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니고요. 채용비리, 입시비리, 요새는 정의에 대한 비리도 만연하네요. 근데 또 점점 드는 생각은, 내가 노력한 만큼 세상이 다 따라와 주는 건 아니더라고요.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운도 따라줘야 하고, 상황이나 타이밍 등 아귀가 딱 맞아야 무언가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인생은 노력과 운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아픈 허리를 붙잡고 이직준비를 하고 있는 저는, 지난주에 엉엉 울었어요. 억울하더라고요. 나 열심히 사는데, 왜 허리까지 아프고, 아주 가지가지 안 도와주는 세상 같아서요.
저 개인적으로는 제 인생이 운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불공평하고, 보상받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렇다고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어요. 그 노력마저 하지 않으면 정말 도태될 것 같아서요. 이제는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노력하지만,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인생의 가치와 소중함을 위해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할 거다.'라고요.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이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행복하다는 보장이 없어요.
그럼 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고,
오늘 하루 옆에 있는 사람, 나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한 마디라도 더 웃고, 밥 한 끼라도 더 같이 먹고, 즐거운 것들을 마구 하려고요.
어제 스치듯 본 글 중에 생각나는 말이 있네요. '대학입시 성공, 취업 성공, 결혼 성공 등등 각종의 성공은 결국 찰나의 기쁨만 준다. 일상의 소소하고 잦은 행복을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요.
실제로 돈은 일정 부분만 행복을 준대요. 돈이 적당히 있으면 행복에 영향을 줄순 있지만, 400만 원 이상이 넘어가면 400을 벌든, 500을 벌든, 천을 벌든 행복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요.
얼마 전에 유퀴즈에 나온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도 그러더라고요. '행복압정을 곳곳에 뿌려둬야 한다'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삶이 울분에 차있고, 고단하고, 보상이 없더라도, 이루는 게 마땅히 없는 것 같더라도 결국엔 오늘 한번 더 웃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고,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삶의 결과는 내 통제 밖이니까,
오늘의 내가 즐겁게, 최선을 다해 살면
그걸로 충분해요.
이렇게 말하면 거창하지만,
쉽게 말해서 오늘 아침 이렇게 추운 영하의 날씨에 학교에 가고, 출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떠서 무언가를 했다고 한다면
그걸로도 대단한 거니까요. 다들 오늘 하루 행복압정 마구마구 밟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오늘 하루 힘냈으면 하는 진심은 전해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