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넓히기 전 나부터 돌아보자

by 서쨍

친절함도 결국은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마음도 내가 힘들면, 소용없다.



최근 있던 일이다.

팀에는 팀 서무라는 게 있는데, 주로 외부나 내부에서 자료 취합을 요청하면 문서를 취합하는 일을 한다. 그 외에도 공문서를 접수하거나, 팀에 안내가 필요한 일 등을 맡아서 한다. 보통은 팀 내 막내가 하거나, 중간 연차의 사람이 맡아서 한다.


우리 팀 대리 한 명이 팀 서무가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업무가 많아 보였다. 더구나 팀원들도 기존 6명에서 16명이 늘어났으니 취합할 건도 많아졌다. 문제는 본인의 일이 우선이다 보니, 팀 서무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이었다. 지금 내가 맡은 사업은 한 달 정도의 여유 기간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시간이 남았으니, 덜 바쁜 내가 일주일 정도는 팀 서무가 하는 문서 취합을 대신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곤 팀장님에게 팀 서무 역할이 많으니, 조정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말씀드려보았다.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가?

팀 서무 역할 중 가장 많은 품을 차지하는 문서 취합 건이 나에게 왔다.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었다. 괜히 나섰지. 바보같이 괜히 오지랖 부려서.

때마침 무한도전 달력 내 있는 오늘의 문구도 딱 이거다


‘오지랖 넓히기 전 나부터 돌아보자.’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내 태도였다.

문서를 취합하자니, 이 역할까지 내가 하는 게 맞나 화가 났다. 본인의 일을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팀 서무 대리를 보자 화가 더 났다. 본인은 본인일 열심히 챙겨서 야무지게 하고 있네. 나는 네 업무 덜어주려고 괜히 오버해서 네 역할까지 해주고 있는데.

화가 나니까, 그 대리를 대하는 내 기분도 좋지 않았다.


근데 웃긴것은 그 대리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힘들다고 말한적도 없고, 업무가 많다고 한적도 없다. 그냥 내가 보고 업무가 많아보이네, 조정해주면 좋겠다하고 행동한것 뿐이다. 업무분장을 요청한 것도 나고, 업무분장을 주신 것도 팀장님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업무를 하겠다고 수락한 것도 또 나였다.


친절을 베푼 건 내 과도한 오지랖이었고, 그 오지랖에 대해서 그냥 내 스스로가 잘못 판단했구나!' 할 문제이건만.


결국 친절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한다. 굳이 과도한 친절로 인해 나까지 갉아먹고, 그로 인해 생색을 낸다거나, 타인에게 생색을 바라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도 없다.


다시 한번 책상 위 놓인 문구를 읽으며 다짐해 본다.


‘오지랖 넓히기 전 나부터 돌아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제일가는 제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