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안산까지 이동이 힘든 엄마.
카톡 사진과 영상을 찾아 보는 데 한참 시간이 걸리는 엄마와 통화를 한다.
"엄마, 그 물건 사이에서 엄마 보석 못 봤어?"
"보석, 내가 무슨 보석이 있다고."
"그래 보석은 아니지. 왜 아버지가 설악산 가서 잔뜩 사준 자수정이랑 돌이랑 그런 거랑 반지 시계 같은 거, 상자 속에 넣어났었잖아. 엄마가 그거 짐된다고 해서, 내가 가져왔잖아. 공간 생기면 전시할 거라고"
"아이고. 모르겠는데."
"엄마, 그 사진 잘 보면 보여"
"내가 눈이 안 보여서"
엄마, 폰을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이면 사진을 크게 확장해서 볼 수 있어. 사실은 엄마 그 장신구 상자뿐 아니라 다른 것도, 엄마 사진도, 엄마 이야기도, 엄마 그림도 전시하고 싶어. '언니전' 하면서 생각했어. '엄마전'부터 하고 싶다고.
그런데 엄마는 진짜 그 장신구 상자를 기억 못하시는 걸까?
누군가의 잊혀질 것 같은기억을 곁의 누군가가 기록하는 일, 그 기록이 또 잊혀질 것 같으면, 또 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일.
기록플랫폼이 뭐 딴 게 있을까. 이거면 다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