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쫌 만드는 어린이

이야기 만들기 교안을 소개하면서

by 열무샘

"옛날, 옛날에"

"누가 살았어요?"

"누가 살았나면."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비가 오면 무서운 이야기, 같이 잠을 자는 밤에는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고, 폰만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게임에도 이야기가 있고, SNS에도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빨리빨리 바뀌는 화면이 차근차근 시간이 필요한 책의 자리를 빼앗아 간게 아쉽지만,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생각하다, 어른도 이야기를 좋아하지 했습니다. 하지만 어른은 어린이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즐기는 이야기도 다릅니다. 어린이들은 시원시원하고, 활기차고, 투명하고, 마지막이 깔끔한 이야기가 더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어린이가 단순해서, 어린이가 유쾌해서, 어린이가 어린이라서. 아직도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어린이 개별 개별은 자신을 닮은 이야기, 자기 마음이 가는 방향과 비슷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어린이는 동물들에 둘러싸인 소녀 이야기를, 힘을 기르고 싶은 어린이는 매번 전투력을 기르는 서사를, 종종 공상에 빠지는 어린이는 SF물을.


그래서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라는 표현이 너무 갑작스럽게 느껴지는군요. 실은 이런저런 이유로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만들었답니다. '어쩌다'가 시작했는데 5년을 넘게 책을 만들었어요. (이야기 만들기 경험을 2021년 '어쩌다 어린이 작가 매니저'라는 제목으로 23개의 글을 남겼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whychildwriter ) 어쩌다 시작했고, 5년을 지내면서 '아! 그래서 내가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만들었구나'하고 알아차렸으니, 저도 참 멍청합니다.


한 어린이의 세계를 어쩌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 주는, 이야기를 만들 때만큼은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까, 이야기를 만들면서 세계를 바라보는 나를 확인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이야기 만들기는 어린이 한 명, 한 명에게 많은 '것'을 전해줍니다.


그만큼 이야기 만들기 활동은 어렵다면 어렵습니다. 어린이의 욕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이야기라는 틀 안에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으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지, 무엇보다 '끝!'까지 가는 시간이 지난합니다. 그런데 또 쉽다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조금 느긋하게 마음을 잡고, 어린이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활동 내용보다 더 소중하다고 결심만 한다면, 그냥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어른이 어린이와 함께 이야기 만들기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활동을 소개하려 합니다. 역시 진행 중인 활동이라 조금씩 글을 올리겠습니다.




1. 이야기를 만드는 어린이를 '작가'라고 부릅니다. 활동 소개에서 작가 되기, 작가 필명 등의 단어는 직업을 뜻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2. 실제로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책을 만드는 과정은 길고, 지난하고, 반복됩니다. 과정 전체를 활동 소개에 담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3. 전체 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위에 소개한 브런치 매거진 '어쩌다 어린이작가 매니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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