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살아가는 일

<동네 쫌 아는 어린이> 활동 6

by 열무샘

여행지에서 우리는 낯섦을 마주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앞에서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일어납니다. 어린이들은 이 낯섦을 어른보다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살아온 시간이 짧을수록 새로움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어린이들이 이 감각을 동네에서도 경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지나치지만 잘 보지 못했던 자신의 동네를, 여행지처럼 다시 만나는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동네 고양이가 돼 보기도 하고, 재미있는 간판을 찾기도 하고, 외계인이 나타날 것 같은 장소를 찾아보는 소소한 활동은, 어린이들이 매일 지나치는 장소를 ‘낯선 눈’으로 보는 연습이었습니다.


동네 풍경을 그리는 일은 ‘동네를 어떻게 보는가’를 표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다음 단계입니다. 동네에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떠올려 보는 시간입니다.

이전 활동이 동네를 여행하듯 바라보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그 동네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너의 여행’으로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어른이 준비한 도구는 '감각'과 '이야기' 그리고 '서로'입니다. 어린이들이 만들었던 그림으로 지도를 붙이고 질문을 합니다.


“이 풍경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는 뭐야?”

“가장 좋은 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야?”

“해는 어디서 비춰?”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장소는 어디니?”

“지금 막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곳은 어디야?”


오감을 활용해서, 동네 속으로 들어간 어린이들에게 이 동네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어린이들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재미있겠다, 어렵다, 시시하다, 꼭 동네여야 하나 등등. 다양한 반응은, 동네를 어떻게 경험하고 싶은지 보여주는 작은 단서입니다. 단서를 발견하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아무튼 그 다양한 반응을 뒤로하고, 2인 1 조로면담을 합니다. 어른이 창작 매니저가 되고, 어린이가 작가가 되는 시간입니다. 한 명씩 면담을 하지 않은 이유는, 어린이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자극을 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동네 풍경을 고를 예정이야?" "무슨 이야기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니?" "캐릭터는 사람이 좋을까, 아니면?" 등등. 어떤 면담은 화기애애하고, 어떤 면담은 진지하고, 어떤 면담은 야단맞는 분위기입니다. 각양각색의 면담 분위기야말로, 어린이들과 함께 사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재미있는 일이지요.


<활동 순서>

1. 각자의 동네 배경 그림으로 동네 지도 만들기

- 칠판이나 벽을 이용해서 지도를 만듭니다.

- 우선 동네 길을 그리고, 중요한 장소(학교, 지역아동센터, 뒷산 등등)를 그린 후

-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그림을 지도에 부축합니다.


2. 지도를 보면서 감각 깨우기

- 다섯 가지 감각 질문을 합니다.

- 감각을 깨우면서 동네를 주제로 수다를 떨어봅니다.


3. 동네 이야기 만들기 안내

- 이 그림 중 몇 가지(최소 5가지)를 배경으로

- 한 명 한 명이 캐릭터를 창조하고, 이야기를 만든다고 알려줍니다.


4. 2인 1조 면담

- 2인이 한 조가 되어 어른과 면담합니다.

-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 어떤 배경 그림을 사용할지 등등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똑똑똑>

1. 동네를 보는 일과, 동네를 사는 일은 다릅니다. 힘든 일, 속상한 일, 좋은 일, 즐거운 일, 여러 일이 다 섞여 있습니다. 동네를 사는 일을 표현하는 데는 지도보다는 '이야기'가 적당합니다. 이야기 안에서 어린이들은 그 많은 여러 일을 떠올리고, '자기'를 만들어 갑니다.


2. 이제부터 어린이들을 믿어야 합니다. 어떤 엉뚱한 이야기를 만들지, 어떤 우울한 이야기를 만들지, 어른은 예측하기 힘듧니다. 어린이들이 만든 동네 이야기는 그야말로 동네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이야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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