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내기'가 이렇게 어려웠나요?

<이야기 쫌 만드는 어린이> 활동 9

by 열무샘

"파일(원화를 보관하는 파일)에 비닐이 많이 남았어요. 그러니까 계속 그려야 해요."

"내년에 또 만들면 되니까, 그냥 여기까지 하고, 2탄을 기다려 달라고 할게요."

"주인공이 추리해서 문제를 풀었다 하지 말고, 그냥 꿈이었다로 끝내면 안 되나요?"

"왜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해요?"

"너무 힘들어요. 손이 빠질 것 같아요."

"시간도 많은데, 그냥 더 하면 안 되나요? 다른 학교로 전학 가서 또, 또. 또."


저도 몰랐답니다. 어린이들과 이야기 만들기 작업에 '끝 내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짐작도 못했답니다. 하고 싶어서, 끝내야 할 시점을 몰라서, 멀리 나간 이야기를 되돌리지 못해서, ‘끝 내기’는 늘 어려운 일이 됩니다. 평소에 참견을 했어도 그렇습니다. 만약 참견까지 안 했다면 이 '끝 내기' 작업은 매우 매우 고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끝 내기 방법>

1. 우선 원화 작업 완료 시간을 정확히 정해야 합니다. 작업 완료 시간을 못 지키는 어린이가 한 두 명 있다 하더라도 공식적인 작업 완료 시간을 꼭 엄수해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합니다.


2. 원화 작업 중간, 어린이와 어른의 만남 때 "네가 생각하는 결말은 뭐야?"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현재에 충실한 어린이는 먼저 ‘결말’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3. 어른 작가의 경우 결말을 정하지 않고, 글을 쓰면서 이야기를 만들면서 결말을 만들지만, 초등 어린이에게는 힘든 일입니다. 결말에 맞춰 이야기를 조정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주인공이 겪는 변화와 다가올 결말을 떠올리면서, 어린이는 이야기의 주인이 됩니다.


4. 꿈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평소에 강조 또 강조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문제를 만나고, 사건을 통해서 해결하면서 끝내야 합니다.


<똑똑똑>

- "인생은 끝이 없지만, 이야기는 끝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라는 이야기를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지금은 모르겠지요. 하지만 언젠가,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그때 이야기를 만들던 시간을 떠올리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이야기의 끝이 있어서 참 좋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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