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쫌 만드는 어린이> 활동 10
'일단은 끝까지 써야 합니다. 그다음, 그다음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퇴고야 말로 진짜 쓰기입니다. 방법은 작가마다 다릅니다. 우선 다 줄이고 다 지운 다음, 다음은 새로 붙이고 붙이는 방법이 있고요, 객관적이나 애정을 지닌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읽기를 부탁하거나, 서랍 속에 일단 1개월을 묵혀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토할 때까지 고치는 '토고'입니다.'
작은따옴표 안에 놓인 저 글은 제가 썼습니다. 애정하는 작가들이 쓴 에세이를 읽으면서, 혼자 정리를 한 글입니다. 저는 저 '토고'를 어린이 작가에게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로망이었습니다. '어린이도 작가니까, 작가라면 모름지기...' 뭐 그런 로망이었지요. 역시나 그랬습니다. 언제나 현실은 로망과 다른 법, 어린이 작가는 어른 작가와 달랐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어린이는 어린이니까요.
"고치기 싫어요!"
"왜요, 왜 고쳐야 하는데요!"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항이 있다고 해서, 물러설 수는 없지요. '고치기'는 이야기 작업에 필수 요소입니다. 동시에, 타인을 염두에 두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이미 써버린 글이라도,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고쳐야 합니다. 그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치기의 이유입니다. 물론 어린이들은 고치기 싫어합니다. 앞으로 쭉쭉 나가고 싶어 하는 존재, 어린이는 그런 존재니까요. 그래도, 그래서 단호하게 말합니다.
"고쳐야 해."
1회 또는 2회로 고치는 시간을 정합니다. 그림은 가능한 고치지 않습니다. 인쇄를 위한 몇 가지 수정만 합니다. 하지만 글은 고쳐야 합니다.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내 글을 읽을 독자를 위해 고쳐야 합니다. 토할 정도로 고칠 수는 없지만, 정성을 담아서 고쳐야 합니다.
- 시점 : 어린이 이야기에서는 시점이 자주 흔들립니다. 3인칭으로 시작했다가,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며 1인칭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합니다.
- 문장의 끝 : 계속계속 말줄임표를 쓴다거나, 한 문장이 세 줄이 되거나, 시제가 왔다 갔다 하거나, 종결 어미가 다르거나. 문장을 끝맺는 방법도 익혀야지요.
- 접속사, 지시 대명사 : 어린이의 이야기 글 안에는 접속사와 지시대명사가 넘쳐난답니다. 저는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으면 지우자!"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한답니다.
- 대화, 대화, 대화 : 말과 글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간결한 대화를 제안합니다. 대화 안에 거의 매번 등장하는 감탄사도 줄입니다. 대화가 거의 고쳐졌다고 싶으면 하나 더 요구합니다. "대화는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야 해!"
토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고치기는 무조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 또 강조합니다.
<활동 순서>
1. 그림 고치기
- 인쇄를 염두에 둔 고치기입니다.
- 지우개 작업이 필요합니다.
- 너무 흐리게 인쇄되지 않도록, 약간의 덧칠을 합니다.
-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은 다시 그립니다.
2. 글 고치기
- 본문에서 정리한 내용으로 글을 고칩니다.
<준비물>
- 원화
- 각종 미술 재료
<똑똑똑>
1. 횟수는 2회 정도가 좋습니다. 그림 고치는 시간, 글 고치는 시간. 고치기 시간이 더 이상이 되면, 어린이 작가들이 무척 괴로워할 수 있습니다.
2. '고치기'는 어린이 작가라는 '나'와 독자인 '너'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이 균형을 안내하는 것이 어른의 역할입니다. 어린이 작가의 자존심을 잘 살펴 보면서, 독자의 눈을 안내하는 엄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게, 어른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