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다카히로,『컨셉 수업』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이끄는 방법이 있을까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실패하지 않는 컨셉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컨셉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이라고 정의한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에어비앤비의 성장에 한계가 찾아왔을 때
동료들과 세계 각지에서 약 500명의 사용자를 뽑아 몇 달에 걸쳐 서비스에 대한 설문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이 설문 중 어떤 말을 자주 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단어는 '거처가 되다', '소속되다', 일원이 되다' 같은 의미를 지닌 'belonging'이었다.
브라이언은 '전 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 (Belong Anywhere)'을 기업의 컨셉으로 정했다.
그저 다른 곳으로 '가는(going)' 것도, '여행하는(traveling)' 것도, '숙박하는(staying)' 것도 아니라,
'내가 속할 곳을 찾는다(belonging)'는 것.
에어비앤비에 그리고 여행이라는 행위 자체에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브라이언은 컨셉을 정한 후 에어비앤비를 'IT 회사'에서 '고객을 대접하는 회사'로 바꿔나가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국가에 서비스를 도입할 때는 수고와 비용이 들더라도 우선 직원을 현지에 파견해서 회사의 이념에 공감하는 호스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때 거듭 강조한 것은 호스트가 제공하는 공간은 물리적인 '하우스(주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사는 '홈(가정)'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의 컨셉을 상징하는 '익스피리언스(Airbnb Experience)'라는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현지에 거주하는 사람이 가이드가 되어 여행객이 그 지역에서만 만알 수 있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일본이라면 근처 목욕탕에 가보고 근처 선술집에서 밥을 먹는 등 현지인 친구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4년 에어비앤비는 회사의 컨셉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그들이 새로 개발한 로고는 'Belonging'의 앞 네글자를 따서 'Belo(벨로)'라고 불리는데,
사람과 장소와 애착이 어우러진 '전 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이라는 개념을 상징한다.
컨셉을 발표한 후 에어비앤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2020년 12월 상장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600억 달러가 넘는 시가 총액을 기록했다. 사람은 어떤 시대든 여행을 하고 누군가와 만나고 연결되기를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 관계가 약해지고 많은 선진국에서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가 속할 곳이 있다는 느낌은 앞으로도 귀해질 것이다.
현대의 비즈니스에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을 통해 그 비즈니스가 무엇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전기의 시대에 왜 초가 존재하는가. 왜 우주로 향하려 하는가. 왜 커피를 마시는가. 왜 음악을 듣는가. 왜 그 옷을 입는가. 왜 그 책을 읽는가. 왜 타인의 집에 묵는가. 즉, 컨셉 만들기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살 것인가(what they buy)'에 앞서 '왜 사는가(why they buy, 구매 동기나 이유)'에 대한 답을 알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비즈니스 또한 '그것은 무엇인가(what)'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why)', 다시 말해 존재의 의미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의미를 담은 컨셉은 비즈니스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우선 첫 번째로 컨셉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명확한 '판단 기준'을 부여한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무수한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그럴 때 컨셉은 독자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컨셉이 없다면 일반적인 합리성이나 비용 같은 수치에만 기대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결국 비슷한 전례가 있는 방식만 고집하다 보면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상품만 양산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컨셉의 두번째 역할은 만드는 대상 전체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컨셉이 없으면 큰 방향성부터 세세한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전부를 적합하게 만들 수 없다. 그래서 명확한 컨셉이 결여된 브랜드나 상품이나 서비스는 어딘가 조화되지 못한 '짝짝이' 같은 인상을 준다.
마지막으로, 컨셉은 고객이 지불하는 '대가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는 4분의 1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4분의 1인치 구멍을 바라는 것이다"라는 경영학자 시어도어 레빗의 말은 이미 유명하다. 이처럼 사물 자체가 아닌 사물이 존재하는 의미를 포착한 컨셉은 고객이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컨셉은 의사 결정의 판단 기준이 되고, 전체의 일관성을 부여하며, 대가의 이유가 된다. 건물을 짓기 전에 그리는 도면처럼 근거나 되어준다. 만드는 사람에게 컨셉이란 '가치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현대인의 생활이 제1의 장소인 집과 제2의 장소인 직장을 오가는 것이 전부라는 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제3의 장소(The Third Place)'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학문적인 이야기를 현실로 가져온 인물이 스타벅스를 전 세계의 누구나 다 아는 이름으로 만든 일등 공신, 하워드 슐츠 였다. 이탈리아의 카페 문화를 미국에 알리고자 한 슐츠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곳이 바로 '제3의 장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지, 인테리어 등 스타벅스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제3의 장소'라는 컨셉으로 설명할 수 있다.
넓은 공간도, 긴장할 필요 없는 친근한 서비스도, 지나치게 분위기를 띄우지 않는 선곡도, 너무 밝지 않은 조명도 모두 도시에서 바짝 긴장한 채 생활하던 사람들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제3의 장소'라는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컨셉이 그야말로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체와 부분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컨셉과 구성 요소가 '왜(why)'와 '무엇(what)'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에게 컨셉을 써보라고 하면 대부분 '무엇을(what)'과 '어떻게(how)'에 대해 쓰려고 한다. 이를테면 스타벅스를 '여유로운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장소'라고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부분적인 설명은 가능하더라도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하는지 등 다른 요소를 판단하는 기준은 되어 주지 못한다. 모든 요소를 결정하는 것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조직의 행동을 통솔하거나 바꾸고 싶을 때는
가치로 연결하는 'MVV'(Mision, Vision, Value)로 연결하고,
무언가를 만들 때는 컨셉에 녹여낼 'MVC'를
(Mission, Vision, Concept)를 생각해야 한다.
회사, 조직, 브랜드가 "무엇을 믿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 가치이다.
행동 원칙이나 행동 지침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반면 "앞으로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 컨셉이다.
Spotify의 Core Value는
Innovative, Collaborative, Passionate, Sincere, Playful이다.
반면 Spotify의 Concept은
Listening is everything (듣는 곳이 곧 모든 것),
Music for Everyone (모두를 위한 음악) 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컨셉'이 있지만, 원리와 원칙은 같다.
컨셉은 만드는 사람에게 '가치의 설계도'가 되어 준다.
하지만 같은 '설계도'라도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필요한 특성이 조금씩 달라진다.
컨셉에 어떠한 특성이 필요한지 판별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적용 범위'와 '내용연수(효용이 되는 기간, 즉 수명을 말한다.)'이다.
3가지 중 브랜드 컨셉의 내용 연수가 가장 길고 적용 범위가 넓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컨셉은 가장 작은 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원이 클수록 다양한 영역을 포괄할 수 있으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보편성이 필요하다.
반대로 원이 작아질수록 초점을 정확하게 맞춘 말이 필요하다.
브랜드 컨셉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브랜드 컨셉은 일반적으로 수십 년 단위로 사용된다.
또한 상품, 서비스, 매장, 사이트, 접객 등 모든 요소를 총괄해야 한다.
따라서 3가지 컨셉 중 가장 보편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브랜드 컨셉은 '고객과의 약속'이므로 언제까지나 같은 가치를 지킬 각오가 필요하다.
“유니클로는 패스트패션이 아닙니다.”
유니클로 창업자이자 패스트리테일링을 이끄는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체성을 강조했다. “의류를 과도하게 생산하고 대량으로 폐기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고객들은 고품질의 옷을 신중히 골라 입고, 자원을 아끼며 공정한 방식으로 생산 및 조달한 옷을 입는다”면서 유니클로가 지닌 시대 감각을 어필했다. 트렌드에 기댄 패션이 아닌 보편적인 삶에 닿은 ‘의식주’로서의 옷을 강조한 것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0499
제품 컨셉은 '고객이 구매하는 진짜 이유'를 명확하게 하는 말이다.
사물과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대에는 진정한 구매 이유를 가늠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 제조업체는 상품을 파는 것이 전부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물론 AS(After Service) 서비스는 있었지만
고객과 제조사의 관계성이 최대가 되는 때는 매매가 성립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물건을 판 뒤 고객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시대이다.
자동차, 가전, 러닝화, 스포츠웨어, 음료 등 모든 업계에서 사물이 서비스화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물과 일을 연결하는 새로운 의미의 발견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듯 하다.
단순한 상품 설명이나 성능 소개가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잘 포착한 제품 컨셉은 무엇일까?
"Think Different"이 브랜드 컨셉인 Apple의 제품 iPod.
iPod의 제품 컨셉은 "1,000 Songs in your pocket"이었다.
주머니 속의 1000곡'은 단순한 기술적 성능을 넘어,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강력한 메세지였다.
커뮤니케이션 컨셉은 '고객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는가'가 명확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컨셉은 3가지 중 '내용 연수'가 가장 짧고 '적용 범위'도 한정적이다.
그러므로 순간순간의 과제를 정확하게 달성할 수 있는 컨셉이 필요하다.
가령, 같은 이온 음료여도 각 브랜드 제품의 커뮤니케이션 컨셉은 다르다
포카리스웨트: "우리의 지금은 옳다”라는 슬로건 아래, 정답만을 좇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선택과 열정을 존중하며 나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담았다. 시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의 의미를 조명했다.
이 영상을 본 한 소비자는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우리의 지금은 옳다’라는 메시지처럼, 정답보다 스스로의 선택과 감정을 존중하는 청춘을 담아 따뜻하게 다가왔다"며 "아일릿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과 밝음이 청춘의 다채로움을 보여주면서도 결국 ‘우리’라는 감정으로 이어지는 게 의미가 있었다. 기능 중심 음료 광고가 아니라, 청춘의 감정을 응원해 주는 따뜻한 광고로 느껴져 여러 번 돌려봤다"고 밝혔다.
토레타: 일상 속 땀나는 순간을 조명한 광고에서 ‘가볍게 흘린 땀이 오늘의 나를 채워’라는 메시지를 광고 두 편에 담았다. 메인 영상에서는 윈터가 즐겁게 요리하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혼자만의 일상과 사람들과 어울리며 뮤직 페스티벌을 열정적으로 즐긴 후 토레타!를 마시며 수분과 이온을 보충하는 모습을 담았다.
파워에이드: 야구 선수 김도영이 출연한 캠페인에서 ‘나만의 순간, 멈추지 않는 파워’라는 캠페인 메시지를 임팩트 있게 표현했다. 파워에이드는 이번 광고를 통해 진정한 파워는 쉼 없이 달릴 때가 아닌 스스로를 다잡고 준비하는 ‘나만의 순간’에서 탄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게토레이: 축구 선수 손흥민이 출연한 캠페인에서 "네 안의 갈증이 커져갈 때"라는 슬로건 아래, 게토레이의 승리 정신을 전달한다.
3가지 컨셉의 차이를 인지하고, 각 상황에서의 컨셉을 작성할 때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넓게 사용할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