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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고 싶은데 말입니다

사이공에서, 나는 계속 배워가는 중입니다.

by Jessie
오토바이를 타고 싶습니다만,


베트남 공항을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이목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도로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오토바이가 아닐까. 자동차는 가격이 무척이나 비싼 편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토바이로 출퇴근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해나간다. 기름값도 자동차에 비해 합리적이라 서민들의 지갑 사정을 생각한다면 오토바이는 거의 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꼬마와 잠시 베트남 맛보기를 했던 3년 전을 제외하고 온전히 살아온 경험을 꼽아보자면 갓 1년이 된 지금, 나는 베트남 생활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두 달 전부터 베트남어 어학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 입이 트인(?) 지금은 조금 더 과감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삶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차비가 꽤 들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도 운전의 필요성을 꽤나 느끼는 중이었기에. 어학당에 함께 다니는 친구들의 절반은 이미 오토바이로 등하교를 하고 있던 터였기에 나도 아주 조금의 용기가 생긴 것은 덤이고 말이다.


마침, 같은 아파트에서 꽤나 친해진 러시아 친구가 본인의 오토바이를 너무도 용감하게(?) 빌려준 터라 지난 주말에는 한 시간 즈음 연습을 해보았는데 이것 참 쉽지 않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여러 존재들을 피해야 하는 미션도 있거니와, 울퉁불퉁한 도로 상태도 고려해야 하고, 비매너 운전자들을 무시하는 배짱도 있어야 하니 말이다. 차가 별로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고작 한 시간 남짓 연습한 것만으로 바지가 오줌 싼 것처럼 축축하게 젖었는데, 실전인 도로에 나가는 건 아직 까마득한 미래의 일인 것만 같은 느낌.



일단, 헬멧부터 사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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