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Jun 03. 2019

회사에서 채워지기보다는 소진된다고 느낀다면

일단 멈춤

0. 열심히 하다보면 뭐라도 되 라는 이야기는 개소리입니다.

일단 뭔가 잘못되고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일단 멈춰서 문제를 투명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이성적이고 상식적이고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를 직시하기가 무서워서 "열심"을 도피처로 삼지 않길 바랍니다.


1. 지난 시간의 노하우를 지금 소진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비슷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문제는 인식했지만 고민이 고민으로 깊어지거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지난 6개월동안 몰아닥쳤고 다시 돌아보니 내가 원하던 방향대로 가고있는 것 같지 않았다. 

주위의 몰아치는 리듬에 쓸리다 보면 소진되기 마련이다.

소진되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계속 나를 소진시켰다.


2. 아팠다.

회사에서 소진되며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다는 느낌이 들어본 사람들은 안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옮아가기도 한다는 걸.


잠시의 여행이, 막연한 퇴사가 답이 아니었다.

휴식도 정신승리도 아닌 진정한 답은

"채워짐"과 "배움"을 이끌어낼수 있는 환경에 나를 던지거나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


3.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이 회사에서의 소진에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면,

꼭 지켰으면 하는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못 알아먹는 사람에게 고민 상담을 하지 마세요.


특히 회사에서 얻은 에로사항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괜히 쟤 녹슬었다 라거나 회사에 불만있다는 뒷소문이 생길 수도 있고,

애초에 그 문화에 적응한 사람은 회사에서 소진되는 나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응하고 말고를 떠나서 들을 준비가 안 되 있는 사람에게 본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놔봤자 그 이야기의 가치를 모르고 본인 멋대로 판단하고 처방을 내릴수도 있고, 그 경우에 저는 상처를 제일 많이 받았습니다.


c.f. https://brunch.co.kr/@jessiejisulee/123


4. 혼자서 생각하고, 비슷한 상황의 선배에게 상담하고,

어느날 조금 괜찮아졌다가 다시 우울해지면서

제가 얻은 깨달음은 문제는 외부에 있어도, 답은 내부에 있을 수 있다 라는 것입니다.

회사는 이미 당신을 소진시키는 ecosystem 이기에 문제이고, 문제상황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소진되고 있다는 문제를 다른 환경으로 나를 던져서 해결할 수도 있고,

소진되는 상황 속 외부모임이나 스스로 리듬에 충실하며 그저 그 문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대처하든 핵심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는 것 입니다.


타인이 나에게 바닥을 보인다고 해서 나까지 바닥을 보일 필요는 없듯이,

회사가 나를 소진시키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나까지 그 리듬에 따라 줄 필요는 없습니다.

프로세스와 R&R에 충실하되 그 방식이라던가, 시간 관리 방법이라던가, 삶을 관리하는 태도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충실하게 임할 수 있습니다.


물론 롤모델이나 모방의 대상이 주위에 없어서 스스로 길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창의적인 사람은 항상 답을 찾아냅니다. 설령 당신 스스로를 창의적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해도 자신의 것을 이뤄내고 있다면 이미 충분히 창의적입니다.


4-1. 인간은 슈퍼맨이 아니기에 울고 힘들어하면서 버텨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당연합니다. 저는 제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버텨내며 하나씩 원하는 삶의 조각을 채워났으면 좋겠습니다.


공감하는 사람이 적다고 해서 어떤 주장이나 가치가 틀린 것이 아니고,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단체가 정답처럼 비추는 것에 순응하기보다는 주도적으로 공감하거나 반박하려는 사람은 원래 힘들고, 때로는 소진되기도 합니다.

 

5. 회사에서 당신이 소진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우선 그것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Sign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유도 없이 맹목적으로 달리고, 또 그러면서 어디가 아픈줄도 모르고 마음이 허 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를 인식했으니 하나하나 풀어갈 가능성도 동시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자신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너무 많이 흑화하지 않길 바랍니다.




큰 코 다 깨지고 낙담한 지 오래인걸
시간은 계속 떨어지는 모래인걸
누가 내게 진실을 말해줘 여전히 나를 믿고 싶어

악동뮤지션, <초록창가> 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