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Jun 30. 2019

이 시대의 꼰대들에게 고함을

오랜만에 과감한 글 feat. 90 년생이 온다

0. 난 어린 꼰대였던 때가 있었다.

쟨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고, 멋대로 판단했다.


나 자신의 잣대로 보았을때 보기 힘든 사람을

되지도 않는 지위로 억누르려 했던 끔찍했던 생이었다.

 

0-1. 꼰대란 나이 많고 직급이 높고 낮고를 떠나서 

타인의 스타일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이다.


대화의 순간마다 이야기 하길 잘 했어, 라는 가벼움을 주기보다는

고구마를 2000개 먹은 듯한 답답함으로

대화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 시절 젊은 꼰대 제시를 견뎌줬던 사람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건넨다.

내가 정말 bitch 였음을.

의도하지 않아도 당신이 상처를 받았다면 잘못한 것이기에,

이 늦은 사과가 당신의 용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마지막 이기심으로, 비겁한 사과를 건네 본다.



고함 list

1. "다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야" -> 

그런 과정 없이도 성장한 사람 많다. 본인이 그런 레퍼런스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이어진 세대에게 그 과정없이 성장한 좀 더 나은 레퍼런스를 지워버릴 이유가 없다.


난 12년동안 시험보고 11시까지 공부하면서 영어배웠는데

1년 유학갔다 온 얘들보다 못했던 때가 있었다.


"성장하기 위한 과정"은 여러개다.

이 과정이 엿같으면 다른 과정을 택할 자유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2. "너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많아" ->

이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지금 내 힘듦이 적어지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 말을 하는 순간 당신은 "그냥 참아"라는 말과 동의어를 이야기하는 것.


그렇게 따지면 나보다 덜 힘든 사람도 많고 그렇게 되고싶은건데

그냥 지금의 힘듦을 견대라는 건지 뭐 어쩌라는 건지.

이건 논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놨을때 개연성이 0.1도 없는 대답이다.


3. "사람들이 다 원래 그래. 그려러니 해."

-> 원래 안 그런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지금의 이 문제가 사회 전반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것일 수 있어도,

그 사실 자체가 문제 해결을 막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만일 후배가 당신에게 삔또 상하는 짓을 해도 당신은 정녕 그려러니 할 수 있는지.


4. "그렇게 하면 안되. 너에게 피해가 결국 갈거야. 진짜 하지마."

-> 정말 객관적으로 피해가 가는 일인지? 세상은 변하고 있다.

당신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다면 예견되는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점이나 다른 방도를 찾고,

실패했을때 옆에 있어주면 된다.


당신 인생의 지도대로 다른 사람이 살아갈 필요는 없고

그 사람은 다른 지도를 그리는 중일 수도 있다.


5. "일단 어떤 조직에 들어갔으면 일단 따르고 봐야 해"

-> 일단 어떤 조직에 들어갔으면 적응해야되는 건 맞는데

그 적응은 공동체적 규범에 익숙해지고 함께 가치를 실현하며 변화 역시 함께하는 것이지

개인의 생각을 일방향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님.


그 "따름"이라는 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공동체의 규범인지

실제 모든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현실 속에서 지켜지는 규범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기본적인 규범을 지켜서 그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Outro.

위의 다섯 가지 리스트는 특정 세대 집단 혹은 지위 계층을 소외시키는 글이 아닙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른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충돌이나 견해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견해의 차이는 계속해서 공유되어야 하기에,

절대로 좁혀질수 없다 해도 그 거리를 알고 있느냐 없느냐는 큰 차이를 만들기에

아프지만 한번 챙각해 볼 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린 다 다른 사람들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주 어쩌면 연차를 채워줄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