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Jun 10. 2021

나를 지탱하는 습관

20대 후반이 되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그냥 오지 않으며 오히려 긴 시간과 보이지 않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됬다. 예를 들면 마음 근육 키우기 같은 것. 돌아보면 나는 이제까지 슬프고 지쳤을 때 정말 괜찮아져서 괜찮은 상태로 돌아오기보다는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 없어서 괜찮아지려고 했었다.


삶을 원래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것은 문제가 지나갔다는 것이지 문제를 전부 이겨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올해 초 한꺼번에 찾아온 나쁜 일을 이겨내고 버텨내었지만 나는 그것들을 흘려보내지는 못한 상태에 갇혔던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의 좋은 습관들이 나를 지탱시켜 줬고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 줬으며 조금 더 현명한 어른이 되게 도와주었다. 이 습관들로 하여금 지탱 그 자체에서 벗어나 언젠가는 극복과 성숙으로 승화되길 바란다.


1. 새벽운동 ★★

- 항상 운동을 엄청 주위에 전도하는 편이다. PT 비라던가 요가 학원비가 아깝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젊었을때 운동 비용은 나이들었을때 약값과 break even 하다라는 주변 어른들의 격언을 다시한번 되새긴다면 아마 결제가 좀더 쉬워 질지도..


일반 저녁 시간대 운동은 솔직히 요즘같이 가정 돌보고 자기계발하고 야근하고 사람 만나야하는 바쁜 시대에 제껴지기가 쉬운데 새벽시간을 딱 고정해놓으면 중간 정도 강도의 운동을 루틴으로 할 수 있다. 회사 근처 수영장이나 헬스장에 7-8시 정도 운동하고 씻고 가는 습관은 나를 권태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무엇보다 직장인 만성피로에서 나를 회복시켜줌! 체력도 좋아지고. 새벽 운동이 힘들다면 화/목, 수/금 처럼 일주일에 2회정도로 가볍게 유지해 보자. 이 미친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이정도 생존력이라면 새벽 운동 2시간은 누구나 할 잠재력이 있다.


2. 잘 놀기 ★★★★

- 이건 정말정말정말정말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잘 놀기 위해서 일하고 즐거움을 위해서 산다. 재미없는건 절대 안하고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면 잘 안한다. 솔직히 나도 일하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일만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 저렇게 살수있나 신기 하다.

즐겁게 사는 걸 좋아해서 서핑도 하고 스키여행도 가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추억도 쌓고, 그래서 지출이 항상 많지만..젊었을 때 추억은 값을 매길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도 사버림..후 그리고 그때에만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대학생 과 20대 중반때 틈만 나면 배낭을 싸서 떠났었는데 얼마전에 제주도 배낭여행 가보니까 정말 예전같지가 않음.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더이상 내 또래가 아닌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이기도 하고. 젊었을때 호연지기를 기르며 여기저기 많이 부딪혀보고 위험을 무릅써보고 했던 내 자신이 장하다. 요샌 예전보다 영양제도 챙겨먹어야하고 예전에 비해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나만생각하면 됬던 시기가 아니라 더 많은 타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면서 여전히 적극적이지만 신중하졌다. 가끔씩은 내가 그토록 콤플렉스로 여겼던 무모함이 그리운데 아마 30대가 되서는 지금도 여전히 무모하게 보일지 어쩔지는 모르겠다.


3. 자기 자신의 마음과 상태를 계속 들여다보기 ★★★★★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걸 안하고 힘들어한다. 내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걸 직면하는 건 어렵지만 아이러니하게 그게 나 자신의 자존감을 올려 준다. 영어 같은 경우도 여러 인종하고 말해보고 높은 점수도 낮은 점수도 받아봤다가, 그렇게 나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나 자신을 들여다봐야지 결국 느는 것 같다. 내가 시기심을 느끼는지, 어떤 대상에게 집착을 하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더 행복해질수 있는지, 실은 내가 힘차게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의존과 고통의 상태에 머무르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닌지 등등을 투명하고 솔직하게 들여다 봐야지만, 나라는 사람을 직면해야지만 세상도 직면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이러한 성찰을 위해서 주로 완전히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는 일기를 쓰거나, 또는 글쓰기에 엄청 의지를 한다. 힘들때는 메타인지를 위해 상담을 가곤 했는데 상담 그 자체보다 내가 상담을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내 자신의 힘을 믿게 되기 때문에 우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움 후에 자기 자신이 결국 일어날 것을 믿는 사람들은 어려움에 더많이 스스로를 노출시키는데, 그 일관되게 지난한 과정을 버텨내는데 이러한 솔직함과 투명함, 서투른 나 자신을 마주보는 연습은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가장 큰 무기라고 믿는다.


4. 집에 돌아오면 30분-1시간정도 집정돈, 청소 ★★

- 투룸에 거실있는 집같은 집에서 살림 늘리고 살기 시작하자 이제 더이상 1주일에 한번 청소 빨래로는 안되더라. 집안일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서 화장실 실리콘 틈새 곰팡이 제거, 싱크대 물때 제거, 음식물 재활용 일반 쓰레기 버리기, 습기제거제 갈기, 창틀 닦기, 해충 약 여기 저기 뿌리기, 부엌 기름때 제거, 화장실 청소, 신발장 청소, 냉장고 청소 등등으로 정말 한도 끝도 없는데 이 모든 것들을 주말에 다 몰아서 하려고 하면 너무 크게 느껴진다. 문제는 이 조그만 아이템들이 다 시간과 노력을 요하고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끼진다는 거다.


우선 집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퍼져 누워버리지 말고 몸을 간단히 움직여 싸리빗자루로 좀 쓸고 전구도 사와서 갈고 설거지도 하면 집도 깨끗해지고 마음도 정리되고 그 모멘텀을 이어서 취미활동이나 다른 걸 할 수 있다.


5. 계속 취향과 관점을 개발하는 자세 ★★★

- 한국에서 살다보면 유독 "난 내 취미가 뭔지 모르겠어/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라는 말을 하는 성인들이 많다. 나이 30에 가까워지거나 그를 넘었는데도 내가 좋아하고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어떤 시간인지 모른다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다. 확실히 대한민국 사회는 그에 대한 중요성을 교육이나 어떤 시스템에서도 알려주거나 반영하지 않으니까...


꼭 꾸준히 하지 않더라도 태권도 체험 수업을 가거나 플라잉요가 체험수업을 하거나 외국어 학습지나 학원을 몇 달 다녀보는 건 좋은 환기가 된다. 일단 내가 한번 발 걸쳐본 건 다시 맘 잡고 시작하기가 더 쉽더라. 일단 한번 해봐서 두려움이 사라졌으니까.

많이 두드려보고, 맘에 드는 건 꾸준히 해보고. 물론 관심만 많은 것은 정말 수동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결국 관점으로 만들면서 우리의 인생은 깊어지고 얕은 물살과 얄팍한 시기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인생의 짝이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듯  자신의 모습도 어디서 진실되게 드러날지 모른다. 이제까지 익숙한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맞는다"라는 생각도 사실 수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애시당초에 내 맘에 착 맞고 모든게 잘 맞아 떨어지는게 어디 있겠나. 있다면 그건 환상이다. 처음엔 시행착오가 다 있고 서투름을 넘어서 어느정도 나와 객체의 중간 선을 찾았을때 그때 변한 나 자신이 맘에 든다면 된다. 잘 맞는 것 보다 잘 해내는게 중요하다. 설령 잘 해내지 못했더라도, 그 과정은 항상 의미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아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