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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Yun Nov 25. 2017

세계로 뻗어나간 이야기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게 된 세계

마음먹고 시작한 일을 끝내게 된 지 딱 8달이 지나갔다. 맨 처음에는 힘들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의 응원으로 끝내 이루게 된 일이자, 내 노력의 결실로 맺은 일이 되었다.


프로젝트 과정 : https://brunch.co.kr/@jessieyun/117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고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국적의 작곡가들과 함께 만들어나간 뮤지컬 앨범 "April 16th (0416)" 프로젝트가 원래 예정대로 4월 16일에 맞추어 유튜브에 게시하려고 했으나 세월호 인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2017년 3월 25일에 게시되었습니다. 노래를 불러줄 자원봉사자를 찾지 못해 뮤지컬 같지 않은 뮤지컬을 게시하는 바람에 마음속으로는 서운함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프로젝트를 많은 사람들이 듣고 세월호를 알고 같이 추모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했습니다.


그 후 4월 4일, 뜻밖에도 생일이었던 그 날.

학교를 끝나고 하교를 하는 도중, 개설해 놓았던 페이스북 페이지 문자함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영문지 코리아타임스 우지원 기자라고 합니다.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진행하시는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보고 취재하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혹시 인터뷰에 응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 메시지를 읽는 순간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틀 후인 4월 6일 코리아타임스에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인터뷰] 세월호 추모 앨범 만든 여고생 윤지수"


이 기사가 올라간 후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기자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수 씨! 저희 영문 기사를 보고 독일의 Deutsche Welle이라는 언론사에서 아시안 페이지에 지수 씨 얘기를 싣고 싶다고 하네요~ 영문 인터뷰가 가능한지 묻는데, 의향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소식을 듣고 독일 신문을 통해 외국인들에게도 세월호 사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다음날, 독일 언론사에서 Esther Felden이라고 하는 기자분이 저에게 이메일로 연락을 주었습니다.

맨 처음에 전화 인터뷰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서면으로 마무리되었고, 4월 15일 자로 (세월호 사건 추모 3주기 전날로 맞추어서) 기사가 Deutsche Welle에 독일어와 영어로 메인 페이지에 기사가 올라갔습니다.


"Sewol ferry victims memorialized with music(음악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다  - 영문기사)"


메인 화면에 뜬 기사


그 후, 4월 7일, 체육대회를 마치고 집에 일찍 들어와 편하게 쉬고 있던 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뜻밖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지수야, TBS 방송국에서 학교로 전화가 왔는데, 세월호 프로젝트에 관해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네."


그 전화를 받은 후 저는 어느 때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TBS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영어 라디오 프로그램 "Koreascape"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방송국 PD 선생님과 시간을 조율하여 4월 13일 사전 녹음을 (첫 라디오 방송 출연이라는 떨림 속에서) 진행했고, 4월 16일 당일, 라디오에서 방송되었습니다.



나승연 진행자님과 함께


그 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에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외국인 분들이 올린 댓글이었습니다. 그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이 프로젝트가 한국사람들과 더불어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분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추모하는 마음을 공유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This is so beautiful [곡이 참 아름답네요]" -- HOBBITO HOBBITO SHAWOLARMYSONEXO-L 


"I'm just crying  :'( [눈물이 납니다]" -Thi Diệp 


"No amount of time will ever make this event any less heartbreaking. Jessie, your thoughtful tribute brings to life all the horror, sorrow, and pain forever tied to that day. Yet, it also brings healing and the promise that none of those souls, or their stories, will ever be forgotten. Truly touching.  #NEVERFORGET0416

[이 사건은 시간이 흘러도 씻겨지지 않을 상처일 것입니다. Jessie님, 당신의 사려 깊은 추모의 마음이 그 날에 있었던 공포와 슬픔, 아픔을 다시 살려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영혼과 그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입니다.]" -- Audra G


"Wonderful work.  I was living in Gwangju when the tragedy happened.  I can remember hearing rescue helicopters overhead that morning.  It breaks my heart to this day. [대단한 작품입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전 광주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날 아침에 헬리콥터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던 게 생생합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 Jason Garfield Bardy  



6명의 외국 작곡가와 함께 만들어진 "April 16th (0416)". 그들과 저의 추모하는 마음이 듣는 사람 모두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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